경제·금융

은행 수신구조 장기위주로 재편

1년이상 정기예금 1조이상씩 늘어은행권의 수신구조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단기성 수신은 급속하게 줄어드는 대신 안정적 수신기반인 1년 이상 정기예금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예금자보호 축소를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1년 이상 장기예금을 유치한 덕택으로 풀이된다. 정기예금의 증가로 은행권의 자금조달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오히려 운용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이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대출의 활성화도 운용을 위한 주요 수단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7일 은행권의 상품별 수신동향을 파악한 결과 서울·제일은행을 제외한 전 은행의 정기예금이 최고 1조원 이상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 동안 정기예금이 1조 이상 늘어나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외환은행의 경우 모 정부기관으로부터 1조원의 자금을 유치한 것을 비롯, 총 1조3,608억원의 정기예금이 증가해 은행권 1위를 차지했다. 주택은행이 뒤를 이었으며 후발은행으로 조사대상 금융기관 중 자본금 기준으로 가장 소규모인 한미은행이 6,010억원의 증가실적을 올려 주목을 끌었다. 반면 대형 선발은행인 한빛은행은 한달간 증가실적이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해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정기예금의 이같은 증가와 달리 단기수신 위주인 요구불예금은 대규모 감소했다. 연말 일시적으로 은행권의 요구불예금이 증가하는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감소라고 은행 수신담당자들은 전했다. 은행별로는 서울·조흥·국민은행 등이 한달여 만에 5,0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요구불예금에는 급여가 이체되는 보통예금과 대표적 단기수신 상품인 MMDA 등이 포함된다. 요구불예금의 감소는 연말 요인 외 은행들이 늘어나는 수신으로 자금운용에 차질을 빚으면서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단기수신 유치를 가급적 자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 수신담당자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예금자보호 축소를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1년 이상 정기예금에 보너스 금리와 각종 사은상품 등을 내걸며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편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면 된다』며 『특히 2월 대우채 환매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치될 경우 정기예금의 증가현상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정기예금의 증가현상이 지속될 경우 상반기 안에 부익부 빈익빈 못지 않게 은행 내부의 수신구조에도 재편바람이 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관련기사



김영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