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 부총리 취임 1개월 평가

수평적 리더십 발휘에 성공…경기회복·고용창출 부진

한덕수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오는 15일로써 취임 1개월을 맞는다. 부인의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물러난 이헌재 전 부총리의 후임으로 경제사령탑에앉은 한 부총리는 다른 부처들과의 불협화음 없이 원만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정책의 일관성유지를 통한 신뢰성 확보에도 성공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연초부터 일기 시작했던 경기회복 기대감이 아직까지는 실물경기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으며 고용개선도 여전히 위축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을 위해 보다 과감한 추진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경기회복.일자리 창출 부진 한 부총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경기를 일으켜 세우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뿐아니라 경기가 다시 하강하는이른바 `더블딥'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소비회복의 바로미터인 도소매 경기가 여전히 위축된 상태이며 건설경기도 회복조짐을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재경부도 경기회복의 속도와 강도가 기대수준에 못미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재경부는 최근 경기동향을 담은 `그린북'을 통해 경제심리가 빠르게 개선되면서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아직은 실물지표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진단했다. 재경부는 또 경기지표가 개선되더라도 체감경기 개선으로 이어지는데는 시일이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부가 아무리 일자리 창출의 노력을 기울여도 고용이 기대만큼 늘어나기는 어렵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2월에 취업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만1천명이 늘어나는데 머물러 작년 같은 기간의 증가인원인 44만1천명의 25.2%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올해 4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정부 목표의 달성이 쉽지 않은상황이다. ◆색깔 드러낸 개방 정책..외자 불법행위 엄단 한 부총리는 대외 경제정책에 있었서는 국내의 `대표적 개방론자'라는 자신의색깔을 분명히 했다. 한 부총리는 취임후 한달여 동안 기회있을 때마다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외국자본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외로 뻗어나가 국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며 개방과 해외진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부총리는 이를 위해 최근 ▲글로벌 스탠더드 정착 ▲해외투자.외국인투자 확대 ▲서비스.부품소재.정보기술 분야 육성 ▲개방친화적 사회인프라 구축 등을 골자로 하는 `선진통상국가를 위한 추진과제'를 내놓았다. 또 은행의 외국인 이사수 제한 논란에 대해 "이러한 규정은 있지도 않고 앞으로도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하는 등 외국인투자자들에 대한 차별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근 외국 언론과 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던 `개정 5%룰'에 대해서는 "미국등 선진금융국가에서도 이미 도입하고 있는 제도로 외국인을 차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경하게 맞서 합리적 개방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한 부총리는 그러나 "외국자본의 불공정행위나 불법행위는 엄단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법령과 규정에서 벗어난 탈법행위에 대해서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 `수평적 화합형' 리더십 발휘 정부내 경제정책 사령탑으로서 한 부총리는 `수평적 화합형'의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그는 취임 다음날에 곧바로 한국은행의 박승 총재를 만나 양 기관의 협조를 다짐하는가 하면 농림부, 산업자원부 등 다른 부처와의 토론을 통해 부처간 정책 공조도 강조했다. 재경부 내부에서도 한 부총리의 전임자였던 이 부총리가 외환위기 과정을 수습한 경험을 바탕으로 백전노장의 카리스마를 과시했다면 한 부총리는 전체 의견을 아우르고 함께 가는 화합형 지도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부총리는 그러나 "정책 협의 과정에서 부처와 실무자들의 다양한 의견 제시는 있을 수 있지만 이미 결정된 정책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면서 일사불란한 팀워크을 강조하기도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한 부총리가 비교적 부드럽고 원만하게 조직을 이끌어가면서대내외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면서 "국회나 청와대와의 관계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경제전문가 "한 부총리 대체로 무난"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한 부총리가 종전 정책기조를 유지해 시장에 혼란을 주지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해외자본과 대외개방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경제수장으로서 소신을갖고 과감하게 발언하는 등 무난하게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 소장은 "한 부총리는 종전 정책기조를유지하면서도 중구난방식으로 해법이 쏟아지고 있는 대외개방과 해외자본 문제 등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소신있게 발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소장은 "경제수장인 한 부총리가 해외자본 문제 등 복잡한 사안에 대해 소신있게 발언하는 것은 경제정책에 대한 국내외의 불안을 불식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평했다. 삼성증권 성기용 연구원은 "한 부총리는 저금리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주관이강한 돌발적 발언이 적어 시장에 큰 변동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강한카리스마나 뚜렷한 주관으로 재경부의 색깔을 드러내기 보다는 여러기관의 의견을존중해주면서 합리적 정책방향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원은 "경기가 아주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데, 제비 한마리를 보고 봄이 왔다고 외치는 것처럼 경기가 회복됐다고 너무 호들갑을 떤 측면이있다"며 "정부의 경기판단에 대한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지나치게 앞서가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재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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