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 완만한 회복 예상

시에 MS 이코노미스트

앤디 시에 모건스탠리 아시아ㆍ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한국 경제에 대해 ‘여전히 조심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24일 한국 관련 보고서를 내놓고 “소비가 바닥을 쳤지만 높은 가계부채와 원화절상 및 고유가에 따른 기업들의 설비투자 지연으로 인해 ‘U자형’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에는 지난 22일 방한해 한국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고 서울 외환시장이 국제 환투기 세력에 휘둘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에는 한국 내 현지 투자자들과 만나 경제 상황에 대해 토론한 뒤 홍콩으로 돌아갔다. 그는 한국의 소비가 예상외로 빠른 회복을 보일 가능성과 둔화될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지만, 노조 문제가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세계 경제 회복세가 가속화되면서 한국의 높은 수출 성장률이 지속되거나 유동성 확대로 주식시장이 급등해 ‘부(富)의 효과’를 창출해낸다면 소비회복은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원화절상이 빠르게 이어질 경우 국내 기업들이 저비용 국가로 생산설비를 이전할 가능성이 높고, 유가 강세 역시 개인들의 구매력에 부담을 줄 것이란 점은 소비회복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연말 원ㆍ달러 환율은 950원선까지 떨어질 전망이지만 당초 예상보다 더 빨리 이 수준에 도달할 수 있으며 하락폭도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에는 앞으로 한국의 노조문제가 경제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항상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리스크는 노사관계”라면서 “경기회복 진행과정에서 노조가 대폭 임금 인상을 요구하거나 노사분규가 발생할 경우 한국 경제회복은 또다시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향후 3개월간 콜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급속히 냉각되고 한국 수출이 급감할 경우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고, 중국 경제의 성장이 가속화하면서 한국 경제를 부양시키고 국제유가 급등을 야기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발생한다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면서도 “두 시나리오 모두 향후 3개월 내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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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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