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닭쌈밥등 퓨전메뉴로 月 3500만원 매출 기대"

'닭잡는 파로' 대학로점 순현기씨


"닭을 잡으니 돈이 잡히네요." 웃는 낯에서 자신감이 엿보인다. 순현기(44ㆍ사진) 닭잡는 파로 대학로 점주. 지금은 웃고 있는 그지만 사실 그는 '창업 재수생'이다. 일년 새 간판을 두 번 바꾼 것. 순 사장은 남대문 시장에서 도매업만 20년을 하다 지난해 9월 경기불황이 불어 닥치자 부업으로 외식업에 뛰어 들었다. 점점 꺾여가는 남대문 상가 매출로는 앞이 안 보였기 때문이다. 첫 시작한 프랜차이즈는 '해물떡찜'. 웬만한 장사꾼 내공으로는 명함도 못 내민다는 남대문 시장에서 스무 해 동안 수입잡화상가를 운영한 노하우면 외식업에서도 성공할 줄 알았다. 거기에 첫 프랜차이즈인 만큼 열정도 있었다. 밤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남대문에서 일을 하고, 다시 밤 11시까지 '해물떡찜'에서 일을 했다. 거의 24시간 일을 한 셈이다. 하지만 역시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첫 달까진 매출이 그럭저럭 괜찮았다. 하지만 올 3월부터 매출이 급감하더니 5~6월에는 월 매출 1,500만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순 사장은 첫 창업이 실패한 데에 대해 "외식업이라는 게 멀리 내다보고 단골을 만들어야 하는데 당시 유행 아이템으로는 한 철 장사밖에 안 되더군요." 라고 말했다. 즉 창업 아이템을 잘못 선택했다는 뜻이다. 순 사장이 창업할 때만 해도 해물떡찜은 창업시장에서 가장 뜨고 있던 브랜드였다. 그 유행이 문제였다. 무수히 많은 해물떡찜 가게들은 곧 순 사장의 수 많은 경쟁자였다. 게다가 해물바람으로 일반 다른 외식업에서도 해물떡찜과 비슷한 메뉴들을 속속 선보이면서 순 사장을 압박해왔다. 손님들도 근처 다른 메뉴와 함께 해물떡찜도 파는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육체적인 피로감, 매출 감소에 따른 스트레스까지 겹치면서 몸은 더욱 힘들어졌고 순 사장은 결국 제2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바로 닭 잡는 파로다. 닭 잡는 파로는 주 메뉴는 창업의 영원한 스테디셀러 아이템인 닭을 메인으로 한다. 하지만 단순 치킨가게가 아니라 닭쌈밥과 같은 퓨전요리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또한 카페와 같은 인테리어로 간단히 생맥주 500cc를 먹을 수 있는 분위기까지 연출한다. 가격도 1인 점심식사메뉴가 4,300원으로 웬만한 분식점보다 저렴하다. 지난 10월 30일 오픈 해 아직 채 한 달이 안됐지만 매출이 좋아 다음 달에는 월 매출 3,500만원을 기대하고 있다. 일단 순 사장의 제2창업은 성공한 셈이다. 매장 운영도 예전처럼 순 사장이 24시간 가까이 일하는 게 아니라 본사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순 사장이 오후 2시부터 6시 정도까지 일을 하고 이후 저녁 시간은 본사 직원이 그를 대신해 운영한다. 일종의 본사 위탁경영이다. 수익은 조금 줄어들 수 있지만 외식업 초보가 모든 일을 다 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노하우가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게 더 낫겠다 싶어 결정한 시스템이다. 본사 입장에서도 브랜드 홍보를 할 수 있어 이득이다. 현재 매출로만 보면 순 사장과 본사가 시너지가 돼 서로 윈-윈하고 있다. 순 사장의 목표는 '멀티 창업'사장. 멀티 창업이란 다양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일단은 여기 '닭잡는 파로'가 자리를 제대로 잡은 뒤 다른 프랜차이즈도 해보려구요." 순 사장의 당당한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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