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4분기 상장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당초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전 분기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회복이 늦어지면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성장률이 예상을 밑돌았고 건설업종은 주택 미분양 사태 등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운수창고와 금융업ㆍ전기가스 등은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 16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올 3ㆍ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8조6,782억원, 16조7,420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보다 1.76%, 0.57% 줄었다. 순이익은 16조5,77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00% 늘었다. 올 3ㆍ4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던 시장의 기대와는 다소 어긋나는 결과다. 원상필 동양종합금융증권연구원은 "올해 1ㆍ4분기와 2ㆍ4분기 실적이 계속 좋게 나온 것을 확인한 애널리스트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올 3분기 실적을 과도하게 추정했던 점이 있다"면서 "애널리스트들이 실적을 추정하지 않는 중소기업들의 성적이 부진했던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당초 IT업종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렇지 않았다"며 "글로벌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원화 강세가 지속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ㆍ순이익이 각각 12.76%, 18.42%, 21.34% 증가했다. 올해 3ㆍ4분기까지의 누적 실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590조6,957억원, 49조9,548억원, 47조6,224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기가스업종이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운수창고와 전기전자가 지난 2ㆍ4분기보다 각각 5,937.17%, 39.96% 늘었다. 전기가스 업종은 전략판매량의 증가 및 요금 인상이, 운수창고업종은 국제 여객과 물동량 증가 등이 실적 호전의 계기가 됐다. 반면 건설업의 경우 일부 기업들의 주택 미분양과 해외 부문에서의 부진으로 올 3ㆍ4분기 적자를 기록했고 건설경기 회복 지연 등에 따른 시멘트 수요 부족으로 비금속광물업 역시 지난 분기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금융업은 올 3ㆍ4분기 영업수익(매출액)이 11조4,35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93%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2조7,385억원을 기록해 92.91% 늘었다. 순이익은 2조4,925억원으로 2ㆍ4분기보다 109.76% 증가했다. 정미영 KRX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3팀장은 "인수합병(M&A)을 앞둔 은행들의 인수자금 확보 및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한 보수적 대출 전략으로 매출액이 다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당금 전입액의 감소와 하이닉스ㆍ대우인터내셔널 등 투자 주식의 매각 이익으로 금융업의 수익성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KRX의 조사는 유가증권시장 내 12월 결산법인 중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비교가 가능한 566개사를 대상으로 했다. 이 가운데 456개사(80.57%)가 순이익 흑자를, 110개사(19.43%)는 적자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