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문송천 카이스트 교수 "정부가 직접나서 SW산업 발전 시켜야"

美도 지원책 덕분에 성장 <br>삼성 '바다' 부족함 많아… 중소형 SW업체 인수통해 새로운 OS 개발에 나서야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합니다." 국내 IT 업계의 원로로 손꼽히는 문송천(사진·59)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SW 사업 분야에서 정부 역할이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주도의 SW 산업 정책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는 현실을 감안하면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으로도 비친다. "대부분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의 사례를 들어 민간 주도의 소프트웨어 개발이야 말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60년대 정부 주도로 IT 업계에 수십조 원을 쏟아 부었으며 미국의 대표 IT 기업 중 하나인 IBM 또한 이러한 미국정부 정책의 수혜자입니다. 현대 생활에 필수가 된 인터넷 또한 미국 국방성의 작품으로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가 미국 IT 산업 성장의 토양을 제공한 셈입니다." 특히 현재와 같이 운영체제(OS) 개발 과정이 복잡해진 환경에서는 정부나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빌게이츠와 폴 앨런이 베이직(BASIC)을 개발하던 1970년대와는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이 완전 바뀌었다는 것이다. 1970년대만 해도 소프트웨어 하나를 만드는데 만여줄의 문자열이 필요했다면 요즘은 수천만개의 문자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차고에서 천재 몇 명이 의기투합해 세계를 놀라게 할 프로그램을 만들기 힘들어졌다는 이야기다. 문 교수는 삼성전자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현재 삼성이 내세우는 모바일 운영체제인 '바다(Bada)'의 경우 여러면으로 많이 부족합니다. 개방형 운영체제인 리눅스 및 안드로이드를 참조해 제작된 바다만으로는 세계시장에 명함을 내놓기 힘듭니다.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처럼 중소형 SW업체를 인수해 새로운 OS를 내놓는 것이 적절한 방안으로 생각됩니다. 삼성이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뒤 현재 세계적 반도체 회사로 우뚝 선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인수합병 전략은 매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는 거대 자본력으로 무장한 중국의 추격에 대해서도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중국 업체들의 실리콘밸리 투자가 늘고 있으며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는 '바이두폰'을 내놓을 정도로 운영체제에 많은 전력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운영체제 싸움입니다. 심비안으로 승승장구 하던 노키아가 운영체제 경쟁에서 뒤쳐지자 한번에 몰락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하드웨어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경쟁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SW 관련 부서를 설치하는 등 정부의 장기적인 전략이 필수적으로 뒷받침 돼야 합니다." 문 교수는 1985년부터 10년간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카이스트 테크노 경영대학원 교수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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