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28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거침없는 쇄신행보를 보이는 것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겉으로는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겠다며 평가절하했지만, 쇄신 드라이브가 계속될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 비대위를 보면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이미지를 보완하기 위한 자문기구 같은 느낌이 든다”며 “박근혜 체제 출범 이후 민생현안에 대한 입장은 바뀐 게 없다. 국정쇄신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1% 부자에게 세금을 올리는 ‘한국판 버핏세’를 도입한다고 호들갑을 떨다가 총선과 대선 공약으로 쓰자는 박 위원장의 말에 한나라당이 돌변했다”며 “박 위원장이 민생예산에 침묵한다면 한나라당 쇄신은 국민을 기만하는 ‘깜짝쇼’란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정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진정 변하고자 한다면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먼저 나왔어야 했다”며 “디도스 사건에 책임을 느낀다면 최구식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할 게 아니라 제명을 시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 비대위원장이 2004년 총선 때의 ‘천막당사’ 투혼을 발휘해 국민적 지지를 회복한다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한나라당발 쇄신풍이 정국을 강타한다면 통합정당 출범 이후 상승세를 보이는 민주통합당의 지지율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종걸 의원은 한나라당 비대위가 내놓은 쇄신안에 대해 “민심의 흐름을 읽고 국민에게 다가서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통합당이 안이하게 대처하면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