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작은 관심마저 절박한 中企

정민정 기자<성장기업부>

# 장면 1 2005년 7월5일 기협중앙회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초청 소상공인 간담회’. “오늘 문 의장은 일정이 바빠서 10분밖에 시간을 내시지 못하게 됐습니다. 자세한 정책건의는 서면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하고 추후 중소기업계에 대한 관심을 부탁 드리겠습니다.”(김용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 #장면 2 2005년 9월5일 기협중앙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과 중소기업인 간담회’. “제가 정치인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자주 참석했는데 오늘처럼 장장 2시간 이상 진지하고 심각하게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모협동조합 이사장) 딱 2개월의 차이를 두고 같은 장소에서 열린 간담회. 그러나 간담회가 파하고 난 후 문을 나서는 참석자들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지난 7월5일 오후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렸던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초청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문 의장은 바쁜 일정으로 (그날 같은 시각 문 의장은 주한 일본대사 예방 등 2~3개 일정이 잡혀 있었다) 10분밖에 앉아 있지 못했다. 물론 열린우리당 의원 10여명이 남아 자리를 지켰지만 ‘대장’이 없는 자리인 만큼 맥없이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참석한 20여명의 중소기업 대표들도 나름대로는 바쁜 일정을 쪼개 간담회에 나왔던 만큼 문 의장의 속사정이 어떠했든 불쾌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불과 2개월 뒤인 5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간담회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박 대표를 비롯해 맹형규 정책위의장, 김용갑 산자위원장, 제 3ㆍ4ㆍ5정조위원장 등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정책입안자들이 자리를 함께한데다 점심을 도시락으로 대체하면서까지 2시간30여분에 걸쳐 심도 있는 정책건의와 답변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박 대표 역시 이날 6일 있을 노무현 대통령과의 회동준비를 위한 의원총회 등의 무게 있는 일정이 예정돼 있었다. 물론 건의된 정책들이 모두 추진되기 어렵고 중소기업 대표들도 그렇게 순진한 기대를 하지 않는다. 다만 내수침체에다 고유가로 인해 어려운 사정을 누군가 귀를 기울여 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맥락에서 박 대표가 마지막에 남긴 말은 중소기업들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은 셈이다. “우리 경제의 뿌리이자 허리인 중소기업들이 신명나게 사업을 할 수 있게끔 편한 신발을 신겨드려야 하는데 불편한 신발을 신겨놓고 빨리 달리라고 해서야 되겠습니까. 중소기업 여러분의 발목을 잡는 규제들을 풀도록 앞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박 대표의 이 같은 언급에 참석한 여러 중소기업인들의 얼굴에서는 잔잔한 미소가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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