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을 맞아 「고비용 타락 선거」라는 고질병을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영국·독일 등 의회민주주의가 정착된 곳에서는 돈을 적게 쓰면서 정당 중심의 정책대결로 승부하는 풍토가 자리 잡았다.◇영국=양당 구도가 정착돼 정당 중심으로 선거가 치뤄진다. 기자회견과 신문 및 잡지광고가 주된 선거운동 방법이다. 선거운동 기간은 3주간인데, 정당은 선거운동 개시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슬로건과 정책 등을 발표하고 상대 정당의 헛점을 비판한다.
신문·잡지는 정당에 지지도를 표시할 수 있는 반면 TV와 라디오는 중립을 지켜야 한다. 선거방송은 후보자수와 직전 선거에서의 의석 분포에 따라 배분한다.
호별 방문운동의 경우 유급은 안되지만 당원들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선전물은 선거비용 제한에 따라 잠재적인 지지층에게만 배부한다. 다만 공개집회는 옥내외 관계없이 제한없이 할 수 있다.
특히 선거비용은 후보자의 경우 엄격한 제한을 받는다. 4,330파운드가 기본으로 농촌과 도시지역은 각각 유권자 한명당 4.9펜스와 3.7펜스씩을 가산해 쓸 수 있다. 후보자들은 선거결과가 공표되고 35일내에 선거비용에 관해 영수증을 첨부해 선거관리관에게 보고해야 하며, 이 내용은 2개 이상의 신문에 공고된다. 만약 매수나 향응제공, 선거비 초과사용이나 허위보고가 밝혀지면 당선무효 및 공민권 제한이라는 무거운 처벌이 가해진다.
◇독일=선거운동에 대해 특별한 규제가 없이 매우 자유롭다. 선거운동의 개시시기와 비용 등은 정당들이 협의해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각 정당은 선거일 3개월전에 선거사무소를 개설하고 선거체제에 돌입한다.
정당은 공영 TV와 라디오를 통해 자체 제작한 홍보방송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난 90년 총선의 경우 여야 주요 정당이 공영방송 2곳으로부터 2분 30초씩 8회를 할애받았다. 나머지 정당들은 의석수대로 시간이 배정됐다. 90년부터는 민영TV를 통한 유료 정치광고도 허용됐다.
지난 69년과 87년 총선에서는 정당 지도자간에 선거일 사흘 앞서 TV토론이 실시됐다. 다만 90년에는 당시 콜수상의 거부로 무산돼 아쉬움을 남겼다.
선거일 50~60일전부터는 신문·잡지· TV가 자비를 들여 여론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공표한다. 정당들도 보조를 받아 여론조사를 한다. 신문의 경우 정당 호불호 등 선거에 관해 입장표명을 할 수 있다.
고광본기자KB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