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윤리경영은 최고의 실용

다국적 기업인 3M은 모든 사업과 관련해 아주 구체적인 매뉴얼을 갖춰놓은 기업으로 소문나 있다. 예컨대 접대 항목의 경우 커피와 도넛까지는 가능하지만 연간 50달러 이상의 향응은 절대로 받을 수 없다는 식이다. 직원들의 윤리문제를 관리ㆍ감독하는 법률팀 소속 변호사만도 30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왜 그럴까. 사건이 터지고 난 뒤 막대한 비용을 들이는 것보다 예방비용이 훨씬 덜 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윤리’라고 하면 그저 머리끈 동여매는 식으로 ‘착하게 살자’라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을 떠올리고는 하지만 기업에 있어 윤리경영은 최고의 ‘실용’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기업으로서는 불투명한 거래 비용을 줄여 원가를 낮추는 대신 다른 부문 투자를 확대,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소비자가 저렴하고 훌륭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이다. 기업의 생존 조건이기도 한 윤리경영은 위기 시에 더욱 빛을 발한다. 존슨앤존슨이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이 터졌을 때 자발적인 리콜을 실시, ‘정직한 기업’으로 거듭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기업의 경우 평소에는 윤리경영에 충실하면서도 위기 시에는 오히려 실패하는 사례를 보면 안타깝다. 이는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못한 까닭이다. 윤리경영을 위해서는 시스템을 정착시켜야만 문제가 발생되더라도 금방 책임소재를 규명할 수 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지난해 우리 회사에서는 계약 과정에서의 협력업체 방문을 일절 없앴다. 실적증명서 발급, 계약이행보증증권 납부를 비롯해 계약의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바꿨다. 계약 추진과정에서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회사를 방문해 불필요하게 식사 접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보니 어느 회사에서나 계약 부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경우가 있지만 우리 회사에서는 가장 청렴한 부서로 자리 잡는데 성공했다. 온라인 신문고를 운영하고 임직원의 비윤리적 행위를 신고한 경우 최대 5,000만원의 보상금도 내걸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우리 회사는 지난해 말 발전회사 청렴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청렴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 바탕으로 새해에는 윤리경영을 ‘실용’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우리는 윤리경영이 곧 기업 생존과 직결되는 최고의 이상으로 여기고 있다. 윤리경영에 주력해 회사 경쟁력을 높이면 품질이 우수한 전기를 전국민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하고, 당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지구온난화에도 가장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까.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