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세인가, 또다른 폭풍 전야의 고요함인가.
지난주 헤지 펀드의 유동성 위기에서 비롯된 세계 금융시장의 엔 강세-달러약세기조와 주가 하락세가 또다시 반전되면서 금융시장이 대혼란을 겪고있다.
미 달러화는 지난 12일 뉴욕시장에서 117엔63엔을 기록, 주말보다 1엔 가까이 오른데 이어 13일 도쿄 시장에서도 118엔대로 거래돼 상승세로 반전했다. 한주 동안 달러화가 135엔대에서 116엔대로 14%나 급락했던 지난 주 분위기와는 영 딴판이다.
주요 증시도 12일 도쿄(5.24%), 프랑크푸르트(6.1%), 런던(4.4%), 파리(5.5%)에 이어 뉴욕도 101.95포인트(1.29%) 상승, 지난 9월29일 이후 처음으로 8,000포인트선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금융시장의 안정세가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 극도로 속단을 자제하고 있다. 외환 관계자는 『거래량이 많지않기 때문에 통화시세 등이 미, 일 등 주요국가들의 경제 펀더맨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럼부스의 미대륙 발견 기념일인 13일, 외환딜러들은 『숨을 돌릴 시간을 가졌다』며 전날 저녁부터 맹렬했던 손바꿈을 삼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세계 경제의 주요변수가 미국, 독일, 영국 등 선진국들의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 일본의 금융개혁 본격화 등이 달러화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딜러들은 『금융시장의 관심은 지난 주 기본금리를 7.5%에서 7.25%로 인하한 잉글랜드 은행이 또다시 금리를 인하할 것인지, 독일이 미·영에 이어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인지에 쏠려있다』고 전했다.
일본이 67조엔에 달하는 공공자금을 투입, 금융개혁에 본격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향후 엔-달러 변동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제프리 삭스 미 하버드대 교수는 이와 관련, 『엔화의 최근 급등세는 그럴만한 이유도 없이 너무 강해졌다』고 지적, 『일본 경제회복을 위해 달러당 130엔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금융시장의 개혁이 경제 펀더맨털 개선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는데는 동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막대한 규모의 공공자금 투입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완화가 엔화의 통화증발로 이어져 엔 약세를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하고 있다.
한편 1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강세 분위기에도 불구, 헤지 펀드들의 달러 투매로 시세를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했다. 당분간 수익률 저하에 시달리고 있는 헤지 펀드가 아직도 외환시장의 최대 변수로 남아있다는 얘기다.
【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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