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창업의 돛을 달고] 치고 빠지는 체인 본사를 조심하라

崔圭東(주) 서울PR대표요즘 소자본 창업이 붐이다. 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적은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눈을 돌리는 곳이 바로 체인점. 일정액의 가맹비와 여타 비용을 지불하면 입지에서 개업, 관리까지 본사에서 지원해 주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체인 본사를 선택할 때는 반드시 기업마인드가 제대로 된 곳인지 확인해야 한다. 98년 초 내가 광고를 대행했던 D만화방. 기존의 만화방과 도서대여점을 포괄한 만화전문 대여점이었다. 언론 홍보를 통해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6개월 수입 보증제」를 표방한 광고 덕에 체인 본사에는 가맹점 개설 문의가 폭주했다. IMF로 불안한 시기였던 탓에, 6개월간 일정액의 매출(월평균 200만원)이 되지 않으면 본사에서 무료로 점포를 이전해준다는 점이 크게 어필했던 것이다. 그러나 서울 안에만 400여개의 점포가 개설되고 나서야 D체인 본사의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불만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초도 물량으로 받은 만화책이 전부 재고상품이어서 고객들이 외면한다』『학교 앞 100미터 안에 만화방이 들어설 수 없는데 점포를 개설해줬다』『동네에 만화방이 몇 개씩 있어 상권 보호가 안된다』등. 알고 보니 D만화방은 「아이템 선정-체인 가맹점 모집-일정 갯수 이상 가맹점 모집 후 영업 중단-새로운 아이템 개발」의 사이클을 반복하는 수법을 쓰는 대표적인 회사였다. 만화책 공급을 따로 총판에 맡긴 것만 봐도 뻔했다. 본사가 물류 공급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로인한 수익에도 관심이 없다는 얘기이고, 당연히 각 점포 개설때 입지가 엉망일 수 밖에 없었다. 점포에 대한 사후 관리 역시 미흡했다. 만화책 공급을 담당한 업체는 그 곳대로 이익을 챙기기 위해 재고물량을 처리하는 데 급급했다. 우리 회사에서 광고를 담당했던만큼 문제점과 개선책을 본사에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광고주를 포기하고 말았다. 「6개월수입보증제」의 약속도 물 건너간 꼴이 되어 버렸다. 쉽게 돈 벌 수 있는 장사는 없다.「소자본 창업에 월수입 몇 백만원 보장」이라는 유치하면서도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 물론 체인점은 장점이 많다. 따라서 꼭 선택하고 싶은 체인 본사가 있다면, 본사의 물류 공급 시스템과 사후 관리 프로그램, 그리고 임직원이나 오너의 전력을 반드시 조사하거나 공신력있는 기관을 통해 접촉하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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