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식적으로 일본이 추구하고 있는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증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삼훈(사진) 주UN 대표부 대사는 7일(현지시간) 코피 아난 총장이 제의한 UN 개혁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된 UN총회 이틀째 회의에서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증설은 중소국가들의 안보리 참여기회를 결정적으로 줄이기 때문에 광범위하고 공평한 대표성의 원칙에 배치된다”고 상임이사국 증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 대사는 특히 “기존 5개국에 6개 상임이사국을 추가할 경우 각국의 편협한 이해관계로 안보리의 의사결정 과정도 복잡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사는 그러나 “21세기의 새로운 도전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UN의 포괄적이고 전체적인 개혁은 적극 지지한다”면서 “상임이사국 증설이 아닌 선거에 의한 안보리 이사국 증설을 지지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명확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사는 “6개의 상임이사국을 늘리는 ‘A안’보다 4년 임기의 연임 가능한 준상임이사국 8개를 늘리는 ‘B안’을 협상의 토대로 삼자”고 제안했다. 김 대사는 연설에서 특정 국가를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이 선호하는 ‘A안’에 관해 분명한 거부 입장을 밝힘으로써 한국정부는 일본과 UN 외교무대에서 정면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편 오시마 겐조(大島賢三) UN 주재 일본대사는 “안보리의 대표성을 강화하고 현재 및 미래의 도전에 대응하는 능력을 신장하기 위해서는 비상임이사국과 상임이사국을 함께 늘려야 한다”며 “일본은 안보리 확대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올 여름까지 뜻을 같이 하는 국가들과 함께 기본 틀에 관한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