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넘으면 정기적 암검사 필수"
위·간·대장암등 조기치료땐 생존율 높아작년 전체사망자 4명중 1명 암으로 사망금주·금연하고 식습관 개선으로 예방을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망자는 24만6,000명으로 암 사망이 6만4,000명(26.0%)으로 가장 많았다. 수치상으로는 4명 중 1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이는 인구 10만 명당 131.8명으로 2002년보다 1.1명 늘었고 10년 전보다는 무려 21.2명 증가한 것이다. 물론 수치를 기준으로 암 환자가 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첨단 진단기기 출현으로 인한 진단율 증가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암 환자가 늘고 있다는 추론은 부정할 수 없다. 암 사망자를 유형별로 보면 폐암 26.4명, 위암 24.3명, 간암 22.8명, 대장암 11.4명, 췌장암 6.2명 순이었다. 이는 10년 전보다 폐암은 9.0명, 대장암 6.1명, 췌장암은 2.2명 증가한 것으로 2002년까지 1위였던 위암에 비해 폐암비율이 월등히 높아졌다.
◇흡연과 음주가 가장 큰 원인=암의 원인에 대해서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환경-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적 요인의 첫번째는 흡연이다. 전문가들은 폐암의 90% 이상, 인후암의 80∼90%가 흡연이 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식도암 구강암 췌장암 방광암 신장암도 애연가들에게 많다. 그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 약30∼40%의 암은 흡연이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술도 마찬가지다. 알코올 중독자들은 정상인들에 비해 10배나 많이 암에 걸린다. 애주가들은 두경부암 식도암 위암 간암 췌장암 유방암 등이 많다.
음식은 암 발생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 중 질산염이나 아질산염을 첨가한 방부제로 처리한 것이 위험하다. 불에 탄 고기나 생선, 소금에 절인 저장 음식, 과량의 자극적인 음식은 위암을 부르는 요인. 식습관도 중요하다. 고기를 많이 먹으면서도 채소나 곡류를 적게 섭취하면 대장암이나 유방암을 부를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생기는 암도 있다. 국내에서 많이 발생하는 간암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잘 생긴다. 간염 보균자라면 활동성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식습관 바꾸고 금주ㆍ금연 생활화를=암을 예방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은 없다. 다만 원인물질로 알려진 것을 차단하는 수 밖에 없다. 문제가 되는 환경적 요인을 없앨 수는 없는 일.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고 확실한 것은 금연이다. 술도 소주 2잔 정도를 일주일에 2회 정도 마시는 것이 적당하다.
소금에 절인 음식이나 너무 태운 음식, 훈제음식ㆍ곰팡이가 핀 음식도 피해야 한다.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여러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 역시 필요하다. 간암 발생요인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B형 간염 예방주사를 맞는다.
직사광선을 심하게 쬐지 않도록 조심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며 적당한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렇게 하면 비록 모든 암을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발생요인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조기진단ㆍ치료 생존률 높아=예방은 힘들지만 증상이 없는 단계에서 간단한
방법으로 조기 발견해 치료를 할 수 있는 암도 있다. 을지대학병원 양승오(조기암진단클리닉) 교수는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은
조기에 진단, 치료할 경우 생존율을 높이거나 완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위암은 40세 이후라면 반드시 관심을 둬야 한다. 위장 조영술보다는 위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위내시경 검사가 권장된다. 위암검사는 보통 2년에 한번 할 것을 권하지만 만성위축성 ㎰?등이 있다면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위내시경 추적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성 B형 간염이나 간경변증이 있다면 6개월마다(B형 간염 보유자의 경우 1년) 복부 초음파 검사와 함께 알파태아단백 검사를 받아 간암으로 악화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장암은 50세 이후부터 추천되는 검사다. 암성 변화가 일어나기까지는 상당기간 걸리기 때문에 5∼10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장내시경 검사가 어렵다면 3∼5년마다 대장조영술과 함께 S결장경 검사를 받는 것도 효과적이다.
유방암은 40세 이후라면 1년마다 유방촬영을, 좀더 젊다면 수시로 유방자가진찰과 함께 1년 주기로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검진결과 이상이 있거나 손으로 만져 이상이 있다고 파단되면 초음파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40세 이후 여성은 매년 받고, 3년 이상 정상으로 나왔다면 검진 간격을 늘리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살 빠지거나 소화불량 계속땐 검진 필요
▲ 생활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증상
일반적으로 증상이 나타난 후 발견한 암은 치료효과가 훨씬 떨어진다. 이미 증상이 나타난다면 초기보다는 오래됐거나 전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평소 이상증상이 느껴지면 병원을 방문,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행히 암은 아니라도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 몸의 어디에선가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다. 소변ㆍ대변ㆍ가래에 피가 묻어 나올 때도 마찬가지다. 음식은 잘 먹는데도 살이 계속 빠지는 증상은 위험 요인이다. 소화불량이나 속이 쓰려 약을 먹었는데 잘 낫지 않는 것 역시 적절한 검진이 필요하다.
목소리가 저절로 쉬고 마른 기침이 오랫동안 낫지 않는다면 잘 관찰해야 한다.
중년 이후 갑자기 변비가 생기거나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것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성의 경우 냉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성 관계를 가진 후 피가 나오면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유방이나 겨드랑이에 멍울이 생겨 점차 커지거나 딱딱해지는 것도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에는 PET/CT라는 첨단 장비가 삼성서울병원 강남성모병원 원자력병원 등에 도입돼 조기진단과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PET/CT는 촬영시간이 20여분으로 5㎜ 정도의 종양도 찾아내기 때문에 암 조기진단과 치료ㆍ경과추적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박상영 의학전문기자 sane@sed.co.kr
입력시간 : 2004-10-06 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