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화 '도가니' 파장 커진다

실제 사건 재조명으로 이어진 ‘실화의 힘’…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과도 닮은꼴


영화 ‘도가니’가 실화의 힘을 바탕으로 흥행 질주하는 가운데 사회적 파장도 확대일로다. 28일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도가니’는 22일 개봉해 첫 주말 100만명을 확보한데 이어 이날 현재 누적관객 127만명을 넘었다. 예매 점유율도 1위(약 41%)다. 웬만한 블록버스터에 버금가는 흥행 속도인데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을 감안하면 놀랄만한 성적이다. 2000년에서 2005년까지 광주의 한 청각장애인학교에서 실제로 벌어진 장애인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한 작가 공지영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흥행에 힘입어 극이 다루고 있는 실제 사건도 재조명받고 있다. 영화는 이 장애인학교에서 교장 및 행정실장, 교사 등 교직원이 수년간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을 소재로 한 교사와 인권단체가 가해자와 벌이는 싸움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들은 사건을 법정에 올리는 데 성공하지만 가해자들은 돈과 권력을 이용해 범죄를 축소하고 전관예우 등 법조계의 관행을 이용해 양형을 줄여받게 된다. 이에 따라 관객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사건 당시 처벌 수위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당시 성폭행 사건을 재조사하라는 요구가 불거져 나오는가 하면 판결을 한 법원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다. 더욱이 해당 인화학교가 아직도 운영되고 있고 가해자 중 한 명은 현재까지 교단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사건 재조사 요구 서명에 수만명의 네티즌이 동참했고 광주시 교육청은 해당학교 감사 대책반을 꾸린데 이어 광주 광산구청은 해당 법인에 이사진 교체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판사와 검사에 대한 비난이 확산되자 양승태 대법원장까지 나서 “국민이 분개하고 있는데 어떤 경로로든 해명을 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고 결국 당시 사건을 재판한 해당 판사가 인터뷰를 통해 판결 경위를 해명키도 했다. 영화계는 이 같은 ‘도가니’의 행보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과 닮은꼴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두 영화 모두 실화를 소재로 했고 소설ㆍ연극 등을 원작으로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연극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 ‘살인의 추억’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10명의 부녀자가 숨진 화성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실화를 소재로 했으며 2003년 개봉 당시 재수사 요구가 빗발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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