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취득세 감면종료 후폭풍 대비해야


4ㆍ1 부동산대책은 많은 대책을 한 소쿠리에 담은 정책적 선택이다. 어쨌든 그 효과는 현재 주택 시장에서 거래량의 증가로 나타나 침체된 주택 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4ㆍ1 대책이 가진 중요한 문제점 중의 하나는 장기적인 구조 개선의 노력보다는 단기적이고 한시적인 조치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생애최초주택 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면제라든가 기존 주택을 포함하는 양도세 감면 조치가 그것이다.

거래 급감 등 부동산시장 불안 우려


직접적으로 4ㆍ1 대책의 결과는 아니나 어렵게 올 6월까지 연장된 주택 거래에 대한 취득세 감면 조치도 언젠가는 벗어나야 할 한시적인 조치다. 그래서 6월 말이 가까워오는 지금 취득세 감면 연장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이번 취득세 감면 조치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가의 문제는 단순히 취득세 감면의 문제뿐 아니라 4ㆍ1 대책으로 제시된 한시적인 조치에 대한 출구전략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시금석의 의미를 지닌다.

큰 틀에서 보자면 취득세 감면으로 인한 효과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거래량을 증가시키기보다는 미래에 발생할 거래량을 당겨쓰는 성격이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같이 침체기를 장기간 겪은 주택 시장에서 한시적 조치는 심리적 기제의 반전을 촉발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 어쨌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및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굵직하고 장기적인 시장 정상화 조치가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한시적 조치가 시장 상황을 주도한다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취득세 감면 종료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한다.


문제는 언제까지 한시적 조치를 끌고 가야 하는가다. 눈앞의 문제를 풀기 위한 꼼수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정상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조금 느긋한 마음으로 큰 틀에 손을 댈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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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득세와 관련된 선택도 마찬가지이다. 취득세 감면 연장과 관련된 논란의 중심에 지방재정의 문제점도 연결돼 있다. 관련된 자료를 보면 지방재정의 절반 이상이 취ㆍ등록세를 통해 조달된다. 이는 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상황이 주택 시장 상황에 따라 널뛰기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야기한다. 지자체의 경우 좀 더 안정적인 재정구조를 지닐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가 겪은 거래량의 감소가 인구 연령 구조 변화의 영향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이 정점인 현시점에서 성급한 판단일수는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지속적인 인구 노령화로 주거 이동과 주택 거래의 강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부침은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거래량의 점진적인 감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기적인 변화 가능성을 고려할 때 취득세는 지방재원으로서 불안하다. 무언가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취ㆍ등록세를 포함한 거래세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수준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한시적인 조치가 아닌 취득세의 전반적인 하향 조정이 지방재원의 구조적 변화를 위해 필요하다. 무언가 안정적인 지방세원이 필요하다면 가장 좋은 대안은 재산세다. 이와 관련해 조정이 쉽지는 않겠으나 재산세의 납부가 재산가치의 증가로 이어지도록 재산세의 지출이 이뤄진다면 중소형의 1주택자들에게도 적정한 재산세 부담은 필요해질 것이다. 지금처럼 비싼 주택과 싼 주택, 그리고 1주택자와 임대사업자로 기능하는 다주택자들의 재산세 부담 격차를 크게 유지하는 것이 영원한 해법일 수는 없다.

취득세 인하 재산세 상향 개편 필요

어쨌든 그 틀을 다시 짜기 전까지는 취득세 감면 조치의 종료가 조금은 조심스러운 선택일 수밖에 없다. 지금 우려하는 것은 힘들게 만들어낸 거래 활성화의 불씨가 꺼질지도 모른다는 것이고 만일 그런 결과가 발생한다면 지자체의 총 취득세 징수액도 함께 감소하게 된다. 취득세 감면의 종료가 지자체의 재정 수입을 회복시키는 최선책은 아닐 수 있다.

4ㆍ1 대책에 포함된 한시적 조치는 말 그대로 시장 정상화를 위한 장기적인 대책을 현실화하기 이전의 과도기적인 조치다. 그런 면에서 한시적 조치의 연장 여부는 장기적인 시장 정상화 대책의 가시화와 연결해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따라서 취득세 감면 조치의 종료는 장기적인 대안의 법제화가 연결돼 조심스러운 선택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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