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반기 경제] ② 5% 성장 가능할까

우리 경제가 정부의 전망처럼 5% 수준의 성장률을 달성할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올해 경기 흐름이 연말로 갈수록 둔화되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양상을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회의적인 시각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수치로 나타난 지표경기는 그나마 잠시 살아날 움직임이라도 보였지만 꽁꽁 얼어 붙어있는 체감경기는 봄 기운을 느끼지도 못한채 한겨울에서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엇갈리는 전망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는 작년말 제시한 대로 올해 성장률이 5% 수준은 기록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덕수 부총리겸 재경부 장관은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 확정을 앞둔 최근에도 "올해 5% 수준의 성장률은 달성되고 내년에도 잠재 성장률 수준은 나타낼 것"이라고거듭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에 대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5.0%에서 지난 4월 5.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당초 5.1%에서 지난 5월 5.2%로 상향조정했다는 점을 재경부는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5월 성장률 전망치 수정때 종전 4.8%를 유지했고지난 4월말 LG경제연구원도 종전의 4.7%를 그대로 고수했으며 현대경제연구원은 작년 10월에 제시한 4.5% 성장률 전망치를 아직까지 변경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올들어 고유가, 원화가치 절상, 금리 상승 등 우려할 만한변수가 부각되면서 하반기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상고하저의 낙폭이 5% 달성의 관건 재경부는 수출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지속하면서 산업생산이 호조를 보이고 가계부채 조정에 힘입어 민간소비가 올해 1.4분기 4.8% 늘어나는 등 급랭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산업활동과 서비스업 활동, 세계경기 등을 고려할 때 성장률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재경부 김철주 경제분석과장은 "연간 성장률이 4%대로 떨어지려면 2.4분기이후전기비 성장률이 1%미만으로 떨어져야 한다"며 "현재의 경제 흐름으로는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간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그동안 회복세를 보여온 지표경기 마저하반기중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로 접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상무는 "IMF 등의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은 국책연구기관이 연초에 넘겨준 데이터를 기초로 하고 있어 시차가 있다"면서 "투자여건이 나아지기는 커녕 고유가와 원화가치 절상에 최근에는 금리마저 우리 경제의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 내년이 더 걱정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세계 경기 등 변수는 남아있지만 경기 흐름을볼때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예상"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내년에는 대선 정국 등 정치 상황이 유동적이어서 경제 논리가 정치 논리에 휘둘릴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올해 상반기 지표 경기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바닥권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체감경기다. 물가 등을 고려한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교역조건 악화에 따라 올해 1.4분기에 1년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체감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미 소비심리는 뒷걸음질을 하고 있다. 통계청의 5월 소비자 전망조사에서 소비자 기대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 8개월만에 기준치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일자리가 생겨야 소득 상승→소비 증가→생산 확대로 이어지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을 수 있는데 지난 1∼5월 월평균 취업자 증가폭은 31만7천명으로 정부의 목표치인 35만∼40만명에 못미쳤다. 결국 현 시점에서는 서민 경제가 내년에도 좋아질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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