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물의 날] '강변여과수' 개발 물부족 대비하자

가뭄·오염사고때도 안정적인 식수공급 >>관련기사 수자원 개발사업도 환경친화적 전환을 22일은 물의 소중함을 되새겨주기 위해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세계적으로 경제활동이 늘어나면서 물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는 반면 공급능력은 제한돼 있어 오래전부터 물 부족 사태가 예고된 상태다. 유엔산하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이미 2000년에 우리나라를 물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건설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댐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는 환경파괴를 초래한다며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을 지키면서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다른 길은 없는지 외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댐 건설에 따른 환경피해를 줄이고 가뭄이나 오염사고때에도 안전한 식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길은 강변여과수 활용이 최선입니다." 독일 쾰른시에 수자원을 공급하는 GEW사의 악셀 슈피스 박사는 "강변여과수는 강바닥 밑의 대수층을 통과하는 동안에 세균이나 유해물질이 자연적으로 걸러지기 때문에 가장 안정적인 취수원"이라며 "독일에서는 식수의 80% 이상을 강변여과수를 통해 확보하고 있고 일부 산간에서만 댐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라인강과 센느강변 국가들을 중심으로 1870년께부터 강변여과수를 식수로 이용해 왔다. 특히 독일의 경우 1950년대에 라인강 주변의 개발에 따른 오염이 심화되자 강변여과수 이용을 대폭 늘렸다. 그 결과 베를린에는 하루 37만톤 규모의 티겔정수장이 있고 뒤셀도르프 정수장도 35만6,000톤의 취수 능력을 갖고 있는 등 독일 도시 곳곳에는 여과수 취수시설이 있다. 또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프랑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다른 나라에서도 이 같은 정수장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유럽이 이처럼 강변여과수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은 강물이 모래와 자갈층을 통과하는 동안에 세균과 같은 유해물질이 걸러지기 때문에 수질오염사고가 발생해도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절별로 수온ㆍ수질의 변화없이 일정한 물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쾰른시 라인정수장의 경우 시 중심에서 20여㎞ 떨어진 라인강변의 랑엘(Langel) 마을의 들판 20여개의 취수정에서 강변여과수를 취수하고 있다. 강변에서 250~350㎙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취수정들은 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진 강의 대수층을 통과한 지하수를 25㎙의 깊이에서 퍼올린다. 라인강 물은 강바닥으로 스며든 뒤 모래와 자갈층 등을 통과하면서 자연여과 과정을 거쳐 이 곳 취수장까지 오는 데는 3주 정도가 걸린다. 이 때문에 돌발적인 오염사고가 나더라도 여과수 수질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 강물은 대부분 하류로 흘러가 버리고 지층으로 스며든 미량의 오염된 물은 여과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화된다는 것이다. 낙동강 페놀오염사건과 같은 환경재앙은 일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취수된 물은 송수관을 통해 5㎞가량 떨어진 2차 여과지(인공함양지)로 이동해 오염물을 또 한번 걸러주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 여과된 물은 다시 지하수맥을 타고 2㎞ 떨어진 정수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불순물은 거의 완벽하게 제거된다. 정수장에서는 활성탄 여과 등 단순한 정수처리만 거쳐 가정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우리처럼 염소 등 화학약품은 전혀 쓰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93년 낙동강 페놀오염 등 국내 주요 상수원의 수질이 악화됨에 따라 강변여과수를 수자원 다변화의 중요 대안으로 보고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168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경남 창원 대산지구에 하루 1만톤 규모의 시범시설을 설치, 가동중인데 이어 창원, 함안에 각각 6만3,000톤, 2만톤 규모의 시설을 설치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독일 쾰른=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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