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반기문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도전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엔(UN) 사무총장 출마 선언은 출마 자체로도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국가 브랜드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분단국가인 한국 외무장관의 이 같은 도전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유엔 사무총장 당선은 국제적 역학관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장담할 수 없지만 좋은 결실을 맺도록 거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유엔 사무총장은 지역순환 원칙이 암묵적으로 적용돼 왔는데 연말로 임기가 끝나는 코피 아난 총장의 후임으로 아시아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반 장관의 출만 선언도 이에 따른 것으로 당선되려면 경쟁자인 태국의 수라키앗 부총리 등을 물리치는 것은 물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지지 등 넘어야 할 고개가 많다. 당장 5개 상임이사국 중 한 나라만 반대해도 당선은 어렵다. 현재 미국은 동유럽출신을 선호하고 있으나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반 장관의 당선은 “해볼 만 하다”는 분석이다. 40년 가까운 외교관 생활과 온화한 인품 등이 장점이다. 사무총장은 사실상 유엔의 수장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 번영과 평화 중재자로서 영향력이 엄청나다. 반 장관이 당선되면 한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국과 이의 진출을 노리는 일본과 함께 아시아의 리더국가로 떠오르게 된다. 한국만큼 유엔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나라도 드물다는 점에서도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의 당위성을 찾을 수 있다. 광복 후 정부수립 과정은 물론 한국전쟁 복구과정에서 특수한 인연을 맺고 있다. 한국이야 말로 유엔의 3대 이상인 평화와 안보ㆍ인권ㆍ개발을 구현한 모델 국가이다. 특히 최근 남북한 화해를 통한 한반도 평화에 앞장서고 있는 것도 유엔의 이상과 맞아 떨어지는 것으로 분단국가 출신이라는 점이 마이너스로 작용하지 않도록 이를 부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도 반 장관 당선을 거들어야 한다. 1960년대의 미얀마의 우 탄트에 이어 두번째 아시아인이자 첫 분단국가 출신 사무총장이 꿈만은 아니란 점에서 ODA(공공개발원조)를 확대하는 등 다양하고도 조용한 외교로 지지의 폭을 넓혀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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