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李대통령 FTA 협조 위해 국회 방문…야당은 만남 거부

취임 이후 세번째 방문…야당 "밀어붙이기의 명분쌓기"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오후 국회를 직접 방문해 박희태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들을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기로 했다.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오후 국회를 가기로 했다"면서 "애초 어제 국회 방문을 하려고 그저께 결정을 하고 국회의장실을 통해 여야 대표들과 접촉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학규 대표 등 야당 지도부는 "밀어붙이기의 명분쌓기"라며 면담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손 대표 주재로 주요 당직자 회의를 갖고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고 이용섭 대변인이 발표했다. 이 대변인은 "여야 간 사전 협의와 사전 조율을 없이 일방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정치 도의도 아니고 여야 간 원만한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는 밀어붙이기의 명분 쌓기이자 사실상 한나라당에 단독처리를 지시하는 효과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야당 지도부가 참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필요하다면 민주당이 청와대에 요청할 것이고 민주당 지도부가 청와대를 방문할 것인 만큼 여야간 사전 일정 조율이 있기 전까지는 국회 방문을 하지 말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미 야당은 이 같은 뜻을 전날 청와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수석은 "야당이 `지금 오는 게 적절치 않다'는 완곡한 거부 의사가 있다고 보고를 했는데 대통령은 `우리가 국민에게 설명을 하고자 한다면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찾아 낮은 자세로 직접 설득해보자. 가서 기다리자'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지난 2008년 2월25일 취임식과 그 해 7월11일 국회 시정연설을 위해 방문한 데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공식 행사 참석이 아니라 여야 지도부를 만나기 위해 방문하기는 처음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12일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차 미국 하와이로 출국하기에 앞서 국회를 방문, 난항을 겪고 있는 한미 FTA 비준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고 여야 지도부의 대승적인 협조를 직접 구하겠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내년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FTA를 통해 미국에 대한 수출 확대로 활로 모색에 나서야 한다는 상황인식이 배어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일각에서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야당 지도부를 설득해 달라'는 건의가 나온 것도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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