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이창호의 셔터내리기

제7보(85~100)


흑87로 완성된 중앙의 흑집이 45집. 이것으로 흑의 우세가 눈에 보인다. 우하귀에도 흑집이 12집 정도. 하변 왼쪽에 7집은 붙을 전망이다. 합계는 64집. 백은 좌상귀가 27집. 좌하귀가 15집. 우상귀 6집, 우변 8집으로 합계는 56집이니 반면 8집의 차이가 난다. 백이 어디선가 한두 집만 이득을 보면 박빙의 승부인데 그럴 만한 자리가 도무지 눈에 띄지 않는다. “뭐지? 웬 망발이지?”(서봉수 9단) 백88로 헤딩한 수를 보고 서봉수가 고개를 흔들었다. 흑의 모양이 전형적인 빈삼각이다. “끊자는 얘기 같은데요.”(이재용 5단) 이재용이 척척 참고도1의 백1 이하 흑12를 만들어 화면에 올렸다. 이 진행은 좌변의 흑이 크게 산 것이니 백의 소득이 전혀 없는 그림이다. 백92가 놓이기 직전에 이재용은 흑이 크게 망하는 가상도를 하나 만들어 화면에 올렸다. 참고도2의 백1 이하 15(12는 8의 위). “이렇게 되면 백승이죠.”(이재용) 그러나 흑은 2로 끊지 않고 얼른 좌변을 살아버릴 것이니 이 그림은 문자 그대로 가상도였다. 흑97은 가장 알기 쉽게 셔터를 내려버리겠다는 수. 흑99가 놓이자 원래 12집으로 예상했던 우하귀의 흑집이 18집으로 불어났다. “이창호가 세력바둑도 상당히 잘 두는군.”(서봉수) “장쉬의 작전은 유력했어요. 상대방이 외세바둑을 두도록 강요한 것까지는 그럴듯했어요. 그런데 서반에 너무 큰 세력을 준 것이 문제였어요.”(이재용)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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