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견그룹 몸집 불리기 경쟁 뜨겁다

삼성, LG, 현대차, SK, 롯데가 재계 5강 자리를 굳힌가운데 10위권 내에 안착하려는 중견그룹들의 몸집 불리기 경쟁이 올 들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0위 이내에 포진한 두산, 한화, 금호아시아나는 그룹규모 확장을 위해 올해 초부터 대우건설 인수를 놓고 전면전을 선언했고, 10위권 밖의 코오롱, 현대그룹 등도 덩치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인수.합병(M&A)으로 사세 확장 승부수 = 올해 중견그룹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기존 사업의 확대보다는 인수.합병을 통해 단숨에 매출을 조단위 이상 끌어올리는것이다. 가장 먼저 관심을 끄는 그룹은 두산으로 올해 매출을 작년 대비 16% 늘어난 13조원으로 설정했으며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할 경우 무난히 재계 7위권에 진입할 수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은 올해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산업개발을 중심으로 인프라서포트 사업에 최대한 역량을 집중시키고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간다는 방침을 정했을 정도다. 방위산업 위주에서 대한생명 인수를 계기로 그룹 사업 구조에 일대 변화를 가져온 한화도 대우건설 인수전에 가세해 다시 한번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제조.건설, 금융, 유통, 레저가 주력 사업인 한화는 국내 시공능력에서 수위를다투는 대우건설 인수전에 성공할 경우 단숨에 건설부문에서 주요 사업자로 부상하게된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한화는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올해 매출 규모가 23조원에 이르게 되며 재계 순위또한 GS그룹에 이어 8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대우건설 인수전의 또다른 복병인 금호아시아나는 올해 그룹 창립 60주년이라공격적인 기업 인수를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올해 인수.합병 시장에 올라온 대어급 매물인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현대건설에 대한 인수 의사를 천명하고 의욕적으로 기업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서열 10위권 안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2010년 재계 10위권 진입을 선언한 코오롱은 첨단소재, 화학.바이오, 건설.서비스, 패션.유통, 정보통신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는 차원에서 인수.합병 대상 기업을 물색할 방침이다. ◇몸집 불리기 시너지 효과는 = 두산 등 중견그룹들은 이러한 인수.합병 시도가과거 재벌 기업의 무차별적인 몸집 불리기와는 차원이 다르며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할 사업이라고 주장한다. 두산은 거대 중공업그룹으로 도약을 위해서는 기존의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에다 해외 건설 분야를 담당할 대우건설과 같은 인지도 있는 대형 건설업체 인수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두산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는 두산의 중공업 청사진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퍼즐이다"면서 "이로 인해 두산이 재계 상위권에 포진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또한 완벽해지는 일거양득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한화국토개발의 레저 사업, 대덕 테크노밸리 및 서산 테크노폴리스 개발등과 관련해 그룹 내 건설 사업 수요가 많아 기존 한화건설과 연계하면 대우건설 인수가 큰 시너지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분석했다. 한화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로 인해 그동안 역량이 부족했던 해외건설 사업 진출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화측은 주장했다. 금호아시아나 또한 중국시장 투자 확대와 베트남 주택시장 및 필리핀 레저산업진출도 선언하는 등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대우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입장이다. 아울러 현대그룹은 기존 성장 동력인 현대상선만으로는 발전에 한계가 있다면서모태 기업인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향후 해운.건설을 주축으로 삼으면 수익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재계 일부에서는 1990년대 후반 금융 위기로 눈물을 머금고 알짜 사업부부문을 매각했던 대기업들이 이제 자금 여유가 생기자 다시 문어발식 확장에 나서는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 또한 적지 않다. 특히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의 경우 매각 자금으로 벌써 3조원이 넘는 액수가 제시되는 등 중견그룹이 감당하기에는 만만치 않아 자칫하면 경영부실로 이어질 수도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7위의 GS는 최근 M&A 대상 기업의 경우 실제 가치보다 부풀려 있다고 보고,당분간은 기존 사업의 내부역량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밖에 현대중공업이나 동부, 신세계 등 일부 중견그룹들도 덩치 불리기보다는기존 사업분야 경쟁력 향상과 수익성 개선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많은 중견그룹들이 재계 10위권에 진입해 어엿한 대접을 받고싶어하는 것 같다"면서 "결국 올해는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을 놓고 중견그룹 간에 혈전이 벌어질 것이며 그 승자는 누가 되든 간에 과다한 자금 지출로 출혈이 불가피할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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