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을 투자했던 블록버스터 영화의 잇단 실패로 일부 회사가 해산되는 등 톡톡한 수업료를 치렀던 창업투자사. `관객 1,000만명` 시대를 바라보는 창투사들의 입장 역시 `작품의 질`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IMM창업투자의 정준홍 이사 는 “`실미도` 등은 제작비에 걸맞는 컨텐츠를 영화 속에서 보여주며 흥행에도 성공한 사례”라며 “배우와 감독, 시나리오 등을 검증해 투자하는 문화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창투사를 중심으로 영상투자자협의회를 구성, 초대 회장을 역임해 화제를 모았던 정이사는 “`태극기…`의 경우 두 흥행 배우의 존재 등이 더해져 확실한 수출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이처럼 분명한 수익 구조를 제시하는 영화로 `옥석 가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게 시행착오를 겪은 창투업계의 인식이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제작사가 자체 자금이 아닌 외부 돈으로 영화를 만드는 현실에서 투자사의 존재는 영화를 가능케 하는 `보이지 않는 손`. 그러나 흥행에 성공할 경우 제작사가 40~50% 가량의 수익을 얻지만 실패할 경우 돈을 댄 투자사가 대부분의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게 현 영화가의 다소 모순된 구조이기도 하다.
정 이사는 “제대로 만들어 파이 자체를 키우는 게 남는 길이라는 제작사들의 입장에 동의하다 보면 제작사의 수익 비중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수익률에 따라 이익을 배분하는 시스템이 정착되는 것도 절실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정 이사는 “현 영화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최소한의 대안은 수출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