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정작 각종 규제는 크게 달라진 게 없어 `생색내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도권 공장용지 제한 해제, 출자총액규제 완화 등과 같은 핵심 현안에 대해선 `수용 불가` 또는 `판단 보류`의 입장을 고수, 국가 산업경쟁력 강화라는 기본 정신을 살리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투자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정부 정책의 변화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자칫 `동북아 경제중심`이라는 국가 아젠다가 적기를 놓칠 것으로 우려된다.
2일 규제개혁위원회,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참여정부 출범이후 산업규제 완화를 위한 대정부 건의사안 29건에 대해 정부가 수용한 건수는 16건(55.2%)에 그쳐, 최근 3년평균 67%에 비해 14%포인트나 수직 하락했다.
부문별 건의에 대한 정부 반응 역시
▲출자총액제한 예외제도 상시화에 대해 `수용곤란(공정거래위원회)`의 입장을 밝혔으며
▲수도권 공장총량제 폐지 건의는 `일부수용 및 추후 검토(건설교통부)`라는 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화성반도체공장 증설과 맞물려 올해 규제완화의 최대이슈로 떠오른 수도권 공장총량규제의 경우 김진표 부총리, 윤진식 산업자원부장관의 거듭된 `조속허용`표명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유보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가 수도권 규제 해소 차원에서 관련 시행령을 고친다고 해 놓고 연말이 다가오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수도권 공장총량규제의 개정이 늦어질 경우 내년 투자를 줄이거나 다른 투자처를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올들어 압력용기의 재검사 주기 연장, 건설현장의 폐기물 관련서류 간소화 등은 수용, 규제완화가 건수 위주의 `생색내기`로 흐른다는 인상을 던져주고 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