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한 대학서 父子는 박사모·딸은 석사모 눈길

공청식씨 가족, 진주 경상대서

한 대학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박사학위를, 딸은 석사학위를 동시에 받는 가족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진주 경상대에서 오는 25일에 열릴 2010학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해양식품공학과를 다닌 공청식(59)씨와 수학과를 다닌 아들 공재훈(31ㆍ왼쪽)씨가 각각 이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또 이 학교 미술교육과 석사과정을 밟은 공씨의 딸 공수빈(29)씨도 이날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게 된다. 공씨의 논문은 '굴 통조림의 상업적 살균조건 설정 및 죽염 굴 보일드 통조림의 품질특성', 재훈씨는 '유리속력 곡선을 사용한 에르미트 보간의 방법론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그동안의 성과를 담았다. 특히 공씨의 논문은 기존 55~70분인 수산물 통조림의 살균시간을 25~40분으로 줄이는 내용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여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어 정부의 저탄소 정책에도 부응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씨가 환갑을 앞둔 나이에 박사학위를 받게 된 것은 30여년간 굴 수출업무를 하면서 이론적 뒷받침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지난 1974년 통영수산고등전문학교 수산가공학과를 졸업한 공씨는 굴 수출업체(미국 FDA 등록 공장)에 입사해 연구실ㆍ품질관리ㆍ수출 등의 업무를 맡았다. 2000년에는 직접 수출업체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그해 9월 경상대 해양과학대학 수산가공학과 3학년에 편입학, 2002년에 졸업하고 바로 석사과정에 들어가 2004년 학위를 받았다. 내친 김에 최고의 지식을 얻으려고 박사학위에 도전해 마침내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대학 수학과를 2002년에 졸업한 재훈씨도 같은 해에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학위 과정에 입학했다. 대학시절 장학금으로 등록금을 마련하고 아르바이트를 해 생활비를 벌어야 했던 재훈씨는 2005년 아버지가 회사를 청산하며 어려움을 겪자 등록금을 대신 내기도 했다. 이 대학 과학체험 및 영재교육 조교를 거쳐 수학과 시간강사로 근무하는 아들 재훈씨는 그의 꿈인 대학교수가 되기 위한 단계에 바짝 다가섰다. 딸 수빈씨는 그동안 통영과 진주에서 미술학원 강사로 활동했으며 곧 자신의 미술학원을 개원한다. 공씨는 "2005년에는 등록금을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웠는데 주위에서 '돈 숨겨두고 집 사고 박사 공부를 한다'라는 소문이 돌아 마음고생이 심했다"며 "당시에 등록금을 대신 내준 교수님과 친구ㆍ동생, 그리고 아들에게 큰절이라도 올리고 싶은 마음"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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