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플랜트발 대규모 적자 후폭풍이 대우조선해양을 덮친 데 이어 삼성중공업까지 불어닥칠 기세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이미 7,500억원의 손실을 반영한 나이지리아 에지나와 호주 익시스 등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서 올해 공사 지연으로 추가 손실이 발생해 이달 말 발표 예정인 2·4분기 실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17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2013년 30억달러에 수주한 나이지리아 에지나의 부유식 원유생산 및 저장설비(FPSO) 사업과 2012년 27억달러에 수주한 호주 익시스 해양가스처리설비(CPF) 사업 등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공사가 늦춰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부문 공사 지연이 확인됐다"며 "올해 2·4분기 실적은 아직 집계 중이므로 얼마나 손실에 반영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4분기 에지나와 익시스에서 예상되는 손실 5,000억원을 충당금으로 반영했다. 기존에 발생한 손실 2,500억원까지 더하면 누적액이 7,5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추가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충당금을 더 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박 건조가 지연되면 해당 기간만큼 조선소 내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후속 선박 건조작업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단 하루라도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이 상당하고 선박 인도를 제때 못하면 보상금도 얹어줘야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이번 분기 적자 규모를 수천억원대까지 내다보고 있다. 특히 유안타증권의 추정에 따르면 에지나와 익시스 관련 사업이 삼성중공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1%에서 올해 24%까지 배 이상 높아져 부실 반영 규모도 더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삼성중공업 실적의 안전판 역할을 하던 드릴십 건조가 상당 부분 마무리된 점도 부담 요인이다. 전체 매출 가운데 부가가치가 높은 선종인 드릴십 비중은 지난해 30% 초반대에서 올해 1·4분기 20%로 떨어졌고 2·4분기에는 더 줄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중공업의 드릴십 인도량은 지난해 10척에서 올해 9척으로 줄고 내년과 내후년에는 각각 1척 수준으로 급감한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에서 수조원대 손실이 생겼고 국내 조선 대형 3사가 수주나 건조 능력 면에서 비슷한 수준임을 고려할 때 삼성중공업에서도 추가 손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