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는 투자와 개발사업에 있어 하나의 룰을 지키려 한다. 이미 타 지역에서 착수했거나 성공한 사업 분야에 대해서는 진입을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타 지역에서 성과가 좋았다고 해서 무작정 그것을 뒤따르면 효과를 내기 어렵고, 또 자칫 공급과잉과 과도한 경쟁을 유발해 타 지역의 투자효과까지 끌어내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결국 국가적인 낭비로 이어진다.
마찬가지로 앞으로 모든 지역개발은 국토의 효율적 활용과 국가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면서 상생의 길을 찾는 과정이 되도록 정부와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우려되는 정책 하나가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바로 수도권 신도시 건설 문제다.
수도권에는 지난 89년 분당 신도시를 시작으로 거의 매년 새로운 도시가 생겨나고 있다. 수도권 주택수요 안정을 위해 시작했다지만 이제 그 자체가 투기를 불러 집값과 땅값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수도권 정책이 마치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거대한 블랙홀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과장일까.
한번 생각해보자. 수도권 신도시 건설에 막대한 국가 예산이 투입됨으로 인해 사회간접자본(SOC) 등 지방의 시급한 투자가 지연되는 부작용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지방의 집값과 땅값으로는 수도권의 몇 평밖에 살 수 없는 상대적 박탈감은 어떻게 달랠 것인가.
오는 2010년까지 신설 예정인 493개의 초ㆍ중ㆍ고등학교 중에 229개가 경기도에 들어설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 10년간 149개교나 줄어들어 과목별 담당교사조차 배치하지 못하고 있는 전남 지역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 불평등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국토의 허리인 수도권의 비대는 신체의 불균형과 같다. 비대해진 허리에서 오는 통증의 근원은 치유하지 않고 진통제만 놓고 마는 행태가 언제까지 계속되려는지 정말로 안타깝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국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국토 전체가 건강하고 튼튼해야 한다. 수도권의 동맥경화를 치료해 균형잡힌 국토를 만들어야 한다. 국토균형발전을 꾸준히 지속해야 할 국가적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몇 번을 생각해도 분명한 결론은 지방이 함께 성장하는 길을 찾아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