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중산층 없으면 미래 지식기반사회도 없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 북극의 빙하가 사라지는 것이 자연재앙이듯 중산층 붕괴는 사회재앙이다. 일을 해도 가난한 워킹 푸어(working poor), 집이 있어도 빈곤에 시달리는 하우스 푸어(house poor), 학력을 다 갖추고도 일자리가 없는 아카데믹 푸어(academic poor) 등등 중산층의 위기는 국가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고 있다. 중산층이 취약한 사회는 성장이 억제될 수밖에 없다. 구매력 있는 중산층이 줄어들고 저소득층이 늘면서 정부는 코앞의 성장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대기업 지원정책을 우선시하게 된다. 동시에 더 어려워진 저소득층을 위한 분배정책도 펼쳐야 한다. 그러나 양쪽의 상충되는 요구로 인해 그 어느 쪽도 만족시킬 수 없어 불만이 커지게 되면서 정치불안으로 연결된다. 정치불안은 경제환경을 흔들고 경제의 덫이 된다. 중산층이 허약하면 국민경제도 허약해지고 정치토양도 척박하게 된다. 미래지식기반경제를 성공시킬 수도 없다. 산업화시대의 성공이 중산층의 저변을 확대시켰다면 미래지식기반경제에서는 중산층의 역할이 중추적이다. 중산층 없이 지식기반경제가 선순환될 수 없다. 첫째는 구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중산층이 내수시장에서 스마트한 소비자 역할을 해야 지식기반사회를 선도할 수 있다. 지식기반경제는 기술과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라이프 사이클이 매우 짧을 것이다. 국내에서 소비해줄 스마트한 중산층이 없다면 어느 기업도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둘째, 중산층은 자신의 능력개발에 투자하고 전문지식과 경험의 축적을 통해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계층이다. 이러한 중산층이 없다면 지식기반사회에 필수적인 창의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 오늘의 현실은 개인은 과거보다 더 많은 교육투자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데 반해 양극화로 가처분소득이 자꾸 줄어들어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식기반사회를 이끌어갈 중산층이 자기개발의 힘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은 지식기반사회의 미래에 대한 분명한 적신호이다. 양극화 문제를 더 이상 세계화 추세에서 나타난 계층갈등의 문제라고 좁게 보면 안 된다. 중산층 없이 미래지식기반사회는 없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