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自 사장, 2代연속 '불명예'일본 굴지의 자동차회사인 미쓰비시(三菱)자동차가 2대 연속으로 「불미스런」 사건에 휘말려 사장을 갈아치우는 오명을 안게 될 전망이다.
미쓰비시가 제품 결함을 30년동안 은폐해 온 사실이 최근 밝혀지면서, 가와소에 가쓰히코(河添克彦) 사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 이에 앞서 전임 기무라 다케무네(木村雄宗) 사장은 돈을 주고 총회꾼을 동원한 것이 발각돼 지난 97년 사임했었다.
일본의 요미우리(讀賣)신문은 25일 미쓰비시자동차가 결함 은폐에 대한 책임을 물어 가와소에 사장을 경질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운수성이 미쓰비시자동차를 허위 보고에 따른 운송차량법 위반 혐으로 다음달 중 형사 고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퇴임 압력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는 69년부터 제품 결함 내용을 운수성에 보고하지 않고, 비밀리에 제품을 회수하는 등 30년 동안 정보를 은폐·조작해 왔다. 지난 98년 4월 이후에만도 결함 신고 8만7,757건 가운데 70% 이상인 6만5,000건을 숨겨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미쓰비시 그룹이 노발대발한 것은 당연한 일. 그룹 내부에서는 『이대로는 미쓰비시의 브랜드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위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가와소에 사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룹 고위 간부들 사이에선 9월 이전에 경영진을 완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강도높게 제기되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이번 리콜 사건과 지난 97년 총회꾼 사건에 앞서 96년에도 미국계 자회사로부터 성희롱 제소를 당하는 등 최근 몇 년동안 여러 차례 「미쓰비시」 이름에 먹칠을 한 사건들을 일으켜 왔다.
특히 얼마 전 일본 최대의 유제품 업체인 유키지루시(雪印)유업이 집단 식중독사건을 일으킨 것을 계기로, 일본 기업들이 브랜드 이미지에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는 점도 이같은 분위기를 확산시키는데 한몫 하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미쓰비시자동차 내부에서는 지난 3월 합의된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자본 제휴가 어느정도 진전될 때까지는 가와소에 사장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지만, 30년 동안 저질러진 「거짓말」의 희생양인 가와소에 사장이 미쓰비시 건물에 드나들 날은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입력시간 2000/08/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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