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일본 증시 "공황상태"

야마토 生保 파산 직격탄<br>정부 "증시하락 경제 영향 최소화" 진화 분주


“주식에 투자해온 지난 40년 동안 이처럼 참담한 날은 처음이다. 도요타자동차ㆍ닌텐도 등 우량주에 주로 투자해왔지만 지난 1년간 이들 주식이 반토막이 났다.” 켄지 아카사카(69ㆍ인쇄업자)씨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까먹은 돈을 생각하면 도저히 잠이 오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상대적으로 탄탄한 경제구조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던 일본이 아시아권에서 가장 심각한 공황심리에 빠져들었다. 일본의 대표적인 증시지표인 닛케이225는 지난 8일 1만포인트 아래로 추락한 지 이틀 만에 8,200선대로 추락했다. 지난 1주일간 닛케이225가 하락한 폭은 24.3%에 달해 1987년 이후 21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일본 증시에 직격탄을 날린 것은 야마토보험의 파산. 9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야마토(大和)생명보험의 파산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본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확인된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일본 금융사가 도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일본에서 보험사가 파산한 것은 2001년 도쿄뮤추얼생명보험 이후 7년 만이다.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야마토생명보험은 생명보험이 10일 도쿄 지방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냈다. 야마토생명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손실이 불어나 재무 구조가 악화됐고 2,695억엔에 달하는 부채를 감담하지 못해 쓰러졌다. 야마토생명이 도산에 이른 것은 투자 수익 극대화를 위해 3월부터 주식이나 채권이 아닌 대안투자 상품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9월 말 현재 대안투자 상품 비중은 전체의 30%에 달했다. 다케오 나카조노 야마토생명 대표는 “정말로 미안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어려워짐에 따라 리스크 컨트롤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손실이 예상보다 커졌다”고 설명했다. 무역수지 적자와 마이너스 성장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터진 이번 금융사고는 일본 투자자들에게 “다음은 우리차례”라는 공포감을 급속히 확산시켰다. 경기침체로 지난달 도산한 일본 기업이 1,408개로 1년 전에 비해 32% 증가, 2001년 3월(38.6%)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전날 부동산투자회사인 뉴시티인베스트먼트가 도산한 것도 야마토생명 파산의 충격을 더욱 키웠다. 임대업을 주력으로 해온 뉴시티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1,120억엔대 부채를 막지 못해 파산했으며 이날 상장이 폐지됐다. 엔 강세의 영향으로 일본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이 줄어든 것도 악재다. 8월 무역수지는 1982년 이후 처음으로 3240억엔의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 2ㆍ4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증시가 폭락하자 정부 관계자들이 진화에 나섰다.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관방장관은 “주가 하락은 미국과 유럽 증시가 하락한 데 따른 심리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며 “정부는 증시 하락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경제재정상은 “투자자들이 일본의 건강한 펀더멘털을 인식하고 침착하게 대응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고 G7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중앙은행(BOJ)총재 역시 “일본 금융기관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이고 일본 통화정책 기조는 매우 수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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