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은 한국 축구 대표팀이 지난 12일 그리스를 상대로 시원한 승리를 거두자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보고 남은 기간에도 더욱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월드컵 공식 파트너인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응원의 함성을 담은 '샤우트 프로젝트(Shout Project)'에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넣을 계획이다. 실제 현대차는 한국 대표팀의 주요 경기마다 그에 맞는 광고를 따로 제작하고 있다. 12일에는 함성 소리에 괴로워하며 귀를 막는 그리스 조각상의 모습을 표현한 데 이어 앞으로는 아르헨티나ㆍ나이지리아 전에 맞춰 광고를 바꿀 예정이다.
대표팀 공식 후원사인 KT도 거리응원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하게 구성하는 한편 '황선홍 밴드' 광고의 후속편도 다양하게 제작할 계획이다. SK텔레콤 또한 '다시 한번 대~한민국' 응원 캠페인과 광고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구성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를 오랫동안 후원해온 나이키ㆍ하나은행ㆍE1ㆍ하이트ㆍ아시아나항공ㆍ교보생명ㆍ다음 등도 한국 대표팀 경기력 향상에 기여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또 프로축구단인 FC서울을 통해 박주영ㆍ이청용ㆍ기성용ㆍ이승렬 등을 배출한 GS그룹도 이미지 제고에 큰 성공을 했다는 평가다. 특히 '캡틴' 박지성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GS칼텍스는 월드컵 기간 광고와 마케팅에 집중, 다른 정유사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지주가 오는 7월12일까지 SBS를 통해 응원 캠페인을 방영하고 신한금융그룹은 MBC의 '무한도전' 출연진을 기용한 광고를 제작해 경기 전후에 대대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한편 광고업계는 이번 월드컵 기간 국내 광고시장이 급팽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따르면 이달의 광고경기 예측지수(KAI)는 125.2로 호전을 의미하는 기준인 100을 훨씬 넘어섰다. 통상 6월은 광고 비수기지만 올해는 월드컵 기대감이 반영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월드컵 관련 방송광고시장은 1,200억~1,500억원 규모로 2006년 독일월드컵 때의 800억원보다 1.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