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은행장 잘못 적발땐 10년치 보너스 환수"

英 금융당국, 규제안 도입

영국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장이나 이사회 의장의 잘못이 드러나면 과거 10년간 받은 보너스를 은행이 환수하도록 하는 내용의 규제안을 도입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은행감독기관인 건전성감독청(PRA)과 금융업무감독청(FCA)이 23일(현지시간) 이 같은 규제안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새 규제안은 은행 최고위직뿐 아니라 '금전적 위험'을 초래한 고위간부와 일반직원들에 대해서도 각각 7년과 5년간의 보너스 환수기간을 두고 있다.


FT는 이 같은 방안이 임금과 보너스에 관한 각국의 규제 가운데 가장 엄격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유럽연합(EU)은 적어도 3년간 인센티브의 40%를 지급하지 않는 것을 최소 기준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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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베일리 PRA 청장은 "이는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인사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 문화를 조성하고 개별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안전성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당국이 이처럼 강력한 규제안을 도입하는 것은 금융위기 당시 거액의 혈세가 투입된 은행들에서 대규모 보너스 잔치가 벌어지는 등 모럴해저드가 나타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상품에 따라서는 문제가 드러나기까지 5년 이상이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며 환수기간이 길어지면 그로 인한 손실에도 대처할 수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앤드루 타이리 영국 재무부 특별위원회 의장은 "지난 위기 당시 많은 사람은 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에 막대한 보수를 챙겨 자신이 초래한 혼돈에서 유유히 빠져나갔다"며 "이번 조치에 대한 평가는 그런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지 여부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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