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전반적인 상승커브를 그리는 가운데 장기 고정금리 주택대출 상품이 잇달아 출시된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최장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상품을 조만간 판매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11월 초부터 만기 10∼30년짜리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 방침이다. 이 상품의 금리는 현재 판매 중인 신한은행의 ‘금리확정 모기지론’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의 ‘금리확정 모기지론’은 최저 연 6.1%에서 최고 연 6.5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리를 더 높게 제시하면 상품의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같거나 조금 더 낮은 수준으로 책정할 것”이라며 “금리가 오르자 고정금리 상품을 찾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장기 고정금리 주택대출상품을 속속 선보이는 것은 올 들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와 함께 동반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만 해도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중 평균 기준)는 5.88%에 달했으나 올 들어 꾸준히 오르며 8월에는 6.38%까지 상승했다. 은행권은 물가상승 여파 등으로 금리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자부담이 늘어나지 않는 고정금리대출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은행들도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장기 고정금리 대출상품 출시 여부를 놓고 검토 중이다. 은행들이 장기 고정금리 대출상품 출시 경쟁을 벌이는 데는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바탕으로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목적도 있다. 은행예금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증시로 이탈하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자산 유동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증시로의 자금 이탈 등으로 원가가 낮은 자금을 조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며 “새로이 내놓는 주택담보대출을 기초로 국내 또는 해외에서 MBS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