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서자 증권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공모자금만 수조원대에 달하는 초대형 IPO 프로젝트 수주 경쟁의 막이 올랐기 때문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날 국내외 증권사에 IPO 주간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서를 배포했다. 삼성생명은 이달 말이나 오는 12월 초쯤 주간 증권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삼성생명의 공모자금이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수료만 해도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대한생명의 공모금액이 2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삼성생명은 이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IPO 수수료는 덩치가 큰 기업의 경우 공모자금의 1~1.5%선에서 결정된다. 삼성생명과 같은 매머드급 IPO의 대표 주간사를 따낼 경우 수익은 물론 상당한 명성을 쌓게 된다. 대형 성과(트랙 레코드)를 올린 만큼 앞으로의 영업 과정에서 훌륭한'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생명보험사들이 잇따라 IPO에 나서면서 이미 대표 또는 공동 주간사를 맡은 증권사들은 배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국내 IPO 시장에서 '빅3'로 통하는 대우·우리투자·삼성증권은 제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의 경우 최근 상장한 동양생명과 상장 예정인 대한생명의 대표 주간사로 결정됐고 우리투자증권도 대한생명의 공동 주간사를 맡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간사들은 기업의 상장과정에서 해당 기업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쟁업체의 상장은 맡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실제로 대우증권의 경우 대한생명과 동종업체의 IPO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또한 삼성증권의 경우 삼성생명과는 관계사라는 점에서 주간사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해외 증권사가 대표 주간사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최근 대한생명 상장의 공동 주간사로 선정됐으나 포기한 점을 놓고 삼성생명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루머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생명의 상장 주간사를 삼성증권이 맡았다는 점에서 삼성생명 상장은 미래에셋증권이 거머쥘 것이란 분석도 있다. 국내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경우 초대형 IPO라는 점에서 엄청난 매력이 있지만 상당수 대형 증권사들의 참여가 제한돼 어느 곳이 주간사로 부상할지는 쉽사리 점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