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연휴 동안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까지 치솟으며 올 한해를 마무리할 4ㆍ4분기 한국경제의 최대 악재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ㆍ현대자동차ㆍSK 등 주요 기업들도 고유가 시대에 대응해 대규모 감량경영을 검토하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ㆍ4분기 소비심리가 4년 만에 최악을 기록한 가운데 기름 값 상승은 연말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국제유가 상승으로 미국 등 주요 선진국 경기가 위축되며 수출이 둔화하는 한편 수입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상수지 흑자폭도 큰 폭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소비위축과 무역수지 감소가 연말은 물론 내년까지 상당 기간 동안 성장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10월1일 열리는 경제장관간담회에서 국제유가 급등세에 대한 각 부처별 대응전략을 점검하고 이어 차관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유가가 안정된다는 예상 아래 올 4ㆍ4분기 중 투자와 소비의 회복세가 한층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상황이 급변하는 것 같다”며 “올 한해 경제를 마무리할 4ㆍ4분기 경제운용에 유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는 “연휴 직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국제유가가 당초 예상보다 피해규모가 큰 미국 멕시코만의 허리케인 피해 여파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유가가 안정될 것으로 예측하지만 단기 급등세가 수주간 계속될 가능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유가가 60달러선까지 이를 수 있다는 뉴욕 월가의 분석이 제기됨에 따라 강도 높은 에너지절약대책을 포함한 고유가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에너지 절감을 위한 노선 재조정에 착수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운임이 한층 비싸질 항공편 수송을 해운으로 돌리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화섬 등 원유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평시 대비 가동률을 70~80%로 낮추는 등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