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자산 50억 미만 소규모 ETF 퇴출시킨다

상장 요건 70억으로 늘리고 차별성 없는 상품 제한<br>국고채 레버리지 ETF 도입<br>시장 다양화·저변 확대도 추진


앞으로 자산 규모가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상장지수펀드(ETF)는 상장이 폐지된다. 또 ETF 최소 상장요건도 50억원에서 70억원으로 늘리고 기존 ETF와 차별성이 없는 상품은 상장이 제한된다. 이와 함께 레버리지 ETF의 신용융자와 미수거래를 금지하는 기존의 시장 안정화 조치도 당분간 유지된다.

금융위원회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ETF 시장 건전화 등을 위한 종합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우선 시장 건전화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소 상장규정을 개정해 일정 요건에 미달하는 소규모 ETF는 상장폐지 절차를 밟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상장 후 1년이 지난 종목 가운데 자산규모가 50억원 미만이거나 최근 6개월 동안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500만원 미만인 종목은 상장폐지를 유도할 방침이다. 현재는 추적오차율이 3개월간 10%를 넘어서는 등 특별한 경우에만 상장폐지되지만 앞으로는 설정액과 거래대금 등이 기준에 미달할 경우 강제로 상장폐지하기로 규정을 강화한 것이다.

ETF 상장 기준도 한층 까다로워진다. 최소 상장 요건을 자산 규모 50억원에서 70억원으로 늘리고 기존 ETF와 차별성이 없는 상품은 상장을 제한해 ETF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것을 방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소규모 ETF에 제재의 칼을 빼든 것은 국내 ETF 시장 규모에 비해 상장된 ETF가 지나치게 많아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8월 말 현재 자산 규모가 50억원 미만인 ETF는 전체 129개 중 15개에 달하고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500만원 이하인 ETF는 무려 45개에 달한다. 사실상 상장된 ETF 중 절반이 개점 휴업상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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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각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은 "소규모 ETF가 많아지면 유동성 공급이 어려워져 가격형성 기능이 떨어져 투자자들이 적정 가격으로 ETF를 매매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들이 합리적 가격에서 ETF를 거래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ETF를 퇴출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의 쏠림 현상과 단타문화를 유발하는 주식 레버리지 ETF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금융위는 지난해 8월 시행된 주식 레버리지 ETF의 신용융자와 미수거래 금지 등 시장 안정화 조치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신개념 ETF를 적극 도입해 ETF 시장을 더욱 다양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고채 레버리지 ETF를 9월 중 상장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레버리지 ETF는 모두 코스피 200을 추종하고 있어 국고채 레버리지 ETF는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을 한층 넓혀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고채 레버리지 ETF와 더불어 합성 ETF도 연내 식탁 위에 오를 예정이다. 합성 ETF는 추종 지수를 현물로 편입하는 일반 ETF와 달리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또 연기금 등 기관들의 ETF 투자를 적극 유도해 ETF 저변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기금이나 펀드 등 기관투자가의 ETF 시장 참여 비율이 15%에 그쳐 미국(50%)이나 EU(80%)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이 밖에 금융위는 국내 ETF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른 국가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ETF 총보수 인하를 유도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상장된 ETF의 평균 총보수 비율은 0.40% 수준으로 미국(0.32%), 싱가포르(0.35%)에 높은 편이며 특히 레버리지ㆍ인버스 ETF 등 파생 ETF의 보수는 평균 0.70%에 달한다. /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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