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증시에 '하이닉스 효과'

"반도체경기 바닥" 분석… 뉴욕 ·아시아·유럽 일제 급등새해 세계증시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 회복에 대한 뉴스로 불붙고 있다. 한국 하이닉스 반도체가 D램 가격을 인상하면서 뉴욕 증시를 비롯,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달아오르고 있다. 하이닉스의 가격 인상은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미국과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증거를 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뉴욕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른바 '1월 효과'(January effect)가 한국의 하이닉스에 의해 촉발됐다며 '하이닉스 효과'(Hynix effect)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선진국들이 경기 침체의 바닥이 어디인지 궁금해 하고 있을 때 한국이 바닥을 발견, 재기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고 논평했다. 3일 뉴욕증시는 새해 개장 이틀째 상승세를 지속, 나스닥 3.3% 급등, 2,000포인트를 회복했고 다우존스 지수는 1% 상승했다. ◆ 반도체주가 연초 세계 증시 주도 세계 3위의 D램 반도체 회사이자 가장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하이닉스가 D램 가격을 30% 인상했다는 뉴스가 새해벽두부터 전해지자 전세계 반도체주가 일제히 상승하고 애널리스트들의 낙관적 분석이 쏟아졌다. 손성원 웰스 파고 은행 부행장은 "실리콘 밸리의 수요자들이 최근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것을 하이닉스가 보여줬다"고 말했다. 미국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8.3% 급등, 이틀째 상승세를 지속하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인텔주가는 7.6% 상승,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 상승을 견인했고 인텔의 경쟁사인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는 무려 18.2% 폭등했다. 하이닉스와 전략적 제휴를 협상 중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내셔널 세미콘덕터 등 미국의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가 이날 대부분 7~9% 상승했다. 조 오샤 메릴린치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수요가 2개월째 상승했다는 사실은 13개월째 수요 감소를 극복하고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JP모건의 에릭 첸은 "인텔의 서버와 PC 수요가 이번 분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럽 증시에서도 하이닉스 효과로 ▲ 독일의 인피니온(5.6%) ▲ 프랑스의 알카텔(5.8%) ▲ 이탈리아의 ST 마이크로일릭트로닉스(6.1%) 등의 주가가 급등, 유로화 통용 후 관망세를 보이던 증시를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데이비드 전 트라이스타 펀드의 매니저는 "반도체 재고 정리가 끝나고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1월 효과와 겹쳐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낙관론과 비관론 교차 연초부터 쏟아지고 있는 미국 경제의 거시지표는 경제 회복에 대한 낙관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미국 최대자동차 메이커인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12월 판매 대수가 전월 대비 7.2%, 포드는 2%, 크라이슬러는 6.2% 늘었고 미국 전체로는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이 11%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 것에 비해 자동차 판매가 무이자 할부 덕분에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GM은 무이자 할부판매를 중단하고 새해부터는 자동차 한 대당 2,000달러씩 환불하는 파격적 할인 판매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러한 낙관론에도 불구, 비관적 견해의 애널리스트들은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더 이상 상승 여력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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