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인플레로 인해 오는 2020년 중고령(50~64세) 남성인구 100명 중 40명 정도가 전문대졸 이상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한국 고령자들의 빈곤 상태가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심각하고 부모의 소득이 낮을수록 자녀들의 발길이 줄어든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와 함께 가구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주택공급 정책으로 ‘가구ㆍ주택간 부조응’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10일 한국인구학회에 따르면 이달 초 통계청에서 열린 ‘후기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들을 담은 다양한 논문들이 발표됐다. 김태헌 한국교원대 교수 등 3명은 ‘장래 고령인구의 학력과 경제활동 지위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 2005년에는 남성 경제활동참가자 가운데 20~39세가 거의 절반을 차지했으나 2020년에 이들 젊은층의 노동시장 점유율은 35%로 급격히 떨어지는 반면 50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26%에서 2020년 40%로 급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고령 인력들의 학력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2005년 현재 50∼64세의 남성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전문대졸 이상의 고학력자 비중은 22%에 머물렀지만 2020년에는 44%로 상승한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빈곤율은 34% 정도로 선진국(미국 22.1%, 독일 9.3%, 프랑스 5.4% 등)보다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생계형 위주의 고령자 취업대책은 실효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재기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가족ㆍ친족간 접촉빈도와 사회적 지원양상:국제간 비교’ 논문에서 자녀와 동거하지 않는 60세 이상 부모의 자녀와의 대면 접촉 빈도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분석한 결과 ‘소득’ 변수만 회귀계수가 0.729로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부모의 소득이 높아야 자녀들이 찾아온다는 뜻이다. 특히 부모 소득이 1% 높아지면 부모가 자녀와 1주일에 한 번 이상 대면 접촉할 가능성이 2.07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물량 위주의 주택정책을 비판하는 지적도 나왔다. 장세훈 동아대 교수는 ‘가구 구성 및 주거 실태를 통해 본 주택공급 재편 방안’ 논문에서 가주와 주택 간의 부조응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적인 예로 1인 가구의 비중은 80년 4.8%에서 2005년 20%로, 2인 가구는 10.5%에서 22.2%로 급증하는 등 가구 규모와 가구당 주거 소요 면적이 계속 작아지고 있으나 주택공급은 중대형 위주로 물량 늘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이 때문에 미분양 사태가 장기 고착화될 수 있으며 공급 위주의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했다. 윤일성 부산대 교수는 ‘주택유형과 자가소유의 동학’에서 2005년 현재 전국 50평 이상 대형 아파트 소유자의 직업별 분포는 ▦전문직ㆍ관리직 74.0% ▦판매직ㆍ서비스직 10.5% ▦사무직 9.6% ▦생산직 4.8% 등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소득이 높은 전문ㆍ관리직은 40~49평과 30~39평 역시 각각 62.1%, 49.9%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서민들의 중대형 아파트 장만이 쉽지 않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