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스마트폰 덕에…" 음악시장 살아난다

온라인 유통업 매출 비중 20%… SNS 등 新유통창구 역할 톡톡<br>가수들 연극·영화 주연까지… 콘텐츠 영향력도 갈수록 커져<br>기업, 제작·유통 수직계열화 나서

연예기획사 IHQ는 올여름 8명의 소녀로 구성된 걸 그룹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예슬ㆍ장혁 등 주로 배우 매니지먼트를 해오던 이 회사가 걸 그룹을 선보이는 이유는 요즘 문화계의 콘텐츠가 가수 중심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정태선 IHQ 대표는 "가수로 데뷔해 얼굴을 알려야 배우로 활동하기도 수월하다"며 "음악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갈수록 가수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영역도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야흐로 음악의 시대다. 한류 붐을 이끄는 아이돌 가수부터 7080세대의 심금을 울린 '쎄시봉', 실력파 가수들의 향연으로 화제를 낳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까지 가수 없는 콘텐츠는 팔리지 않는 형국이다. ◇새 유통 창구 덕…음악 시장 살아난다=지난 2000년대 초 불법 다운로드로 음반 시장이 무너지며 수익구조가 악화됐던 음악 시장이 온라인 유통 활성화와 스마트폰 등 새 유통 창구의 등장에 힘입어 되살아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콘텐츠 산업통계에 따르면 음악산업 총매출액은 2007년 2조3,577억원에서 2009년 2조7,40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온라인 음악 유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696억원(20.8%)으로 '노래연습장 운영업(48.9%)'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무너진 음반 시장의 자리를 온라인 음원 시장이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음원시장의 활성화는 음악 소비의 축을 종전의 '보는 음악'에서 '듣는 음악'으로 되돌려놓고 있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등장은 음악 시장을 국내는 물론 해외로까지 확장시키는 신유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음원을 다운로드 받는 비중이 점점 늘고 있어 음원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M엔터테인먼트는 1일 'SMTOWN'의 공식 사이트를 페이스북에 오픈했다. 전세계 팬들과 온라인 공간에서 더 가깝게 소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에 나서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음악산업 수출액은 2008년 1,148만달러에서 2009년 3,126만달러로 89.9%나 증가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유튜브ㆍ트위터ㆍ페이스북 등 SNS를 타고 한국 음악이 해외에 빠르게 확산된 덕분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음악 사업도 '수직계열화'=가수들의 영향력은 방송에 그치지 않는다. 뮤지컬과 연극 등의 주역을 맡는 것은 예사이고 영화에도 주연 자리를 꿰찼다. 아이돌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 '화이트'는 걸 그룹 '티아라'의 멤버인 함은정을 주연으로 내세워 일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 영화의 투자ㆍ배급을 맡은 CJ E&M 관계자는 "한국 아이돌의 인기에 힘입어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이 문화 콘텐츠의 중심에 서자 대기업들은 음악 산업 '수직계열화'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CJ와 SK는 연예 매니지먼트사 YG와 JYP의 주주이며 각각 '소리바다'와 '멜론' 등을 통해 음반 제작부터 유통까지 전분야를 장악하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작가는 "대기업들이 음악 사업 수직계열화를 진행하는 것은 음악이 빠른 시간에 다량의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는 폭발력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고유성을 지닌 '작품'으로서의 음악이 아닌 산업 속에서 보편성을 지닌 '제품'으로서의 음악만 쏟아낸다면 어느 순간 대중의 피로도가 쌓여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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