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평가된 원화가 3년만에 균형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분석됐다.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연구위원은 10일 ‘균형환율과 환율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경상수지 균형시점 환율과의 비교법, 펀더멘털 변수에 의한 균형환율접근법, 기조적 균형환율접근법 등을 이용해 균형환율을 달러당 1,022원, 1,095원, 1,054원으로 각각 산출했다.
이 위원은 “균형환율을 기준으로 3월 원화 환율은 2.5∼9% 정도 저평가 상태지만 4월 들어 큰 폭으로 절상돼 현재 균형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올 들어 4월말까지 원화 절상폭은 6.2%로 아시아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환율하락의 배경으로 ▦미 달러화 약세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원화절상 기대심리를 꼽았다.
이 위원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당분간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여 향후 수개월 동안 달러화 약세 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수 규모는 지난달 4조4,000억원으로 1~3월 순매도액을 넘어섰다. 4%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속돼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수단으로 원화절상이 동원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팽배한 것도 원화 강세의 요인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 위원은 “물가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인위적 원화절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물가 문제보다는 원화가 빠르게 절상돼 고평가로 전환되거나 경상수지가 악화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당분간 소폭의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면서 외환보유액이나 외화자산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면서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을 비롯한 자본유출입 제한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