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에 대한 국제사회의 긴축 압박 강도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올리 렌 통화ㆍ재정담당 집행위원은 6일(현지시간) 벨기에 정부에 서한을 보내 "벨기에의 2012년 예산안대로라면 올해 재정적자가 EU 기준치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3%를 초과할 것"이라며 "이를 조속히 시정하지 않을 경우 제재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벨기에 정부는 고강도 긴축예산 편성으로 올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2.8%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EU는 3.25%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벨기에는 EU의 제재조치를 피하기 위해 추가로 12억~20억유로의 긴축이 불가피해졌다. EU는 벨기에가 경고를 무시할 경우 지난해 말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개정한 법규에 의거, GDP의 최소 2% 이상을 지정계좌에 예치하도록 할 방침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그리스에 더 강력한 긴축을 주문하고 있다. IMF 올리비에 블랑샤르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추가 임금조정을 포함해 더 많은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은 경제지표가 연일 죽을 쑤고 있음에도 재정을 긴축해야 하는 악순환 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6일 발표된 지난해 11월 유로존 실업률은 10.3%를 기록해 전달에 이어 사상 최고치였으며 소매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강력한 재정집행으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이제는 재정 실탄마저 소진돼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유럽이 연일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는 가운데 20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탈리아를 방문,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와 회동해 3자 정상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번 회동은 유로존 경제 비중의 절반을 차지하는 3국 정상들이 모인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