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ㆍ외환ㆍ서울銀 '적극'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전략이 양극화되고 있다.
조흥ㆍ외환ㆍ서울은행 등이 가계대출을 경쟁적으로 풀고 있는 반면 신한ㆍ하나은행 등은 부실징후를 우려해 소극적인 자세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지난 8월 한달간 은행별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은 조흥은행이 5.6%에 달한 반면 신한은행은 0.6%에 그치는 등 큰 차이를 보였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8개 시중은행의 8월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7월 말에 비해 3조9,156억원 증가한 156조6,951억원을 기록,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시중은행별로 가계대출 전략은 극명하게 대비됐다.
조흥ㆍ외환ㆍ서울은행 등은 공격적으로 가계대출을 늘려 한달 동안 4~5%대의 대출잔액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신한ㆍ하나은행은 0.6~0.7%의 증가율에 머물렀다. 증가율만 보면 최고 9배 이상의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대출액수로 비교해도 조흥은행이 6,994억원의 대출을 늘린 데 비해 신한은행은 증가액이 868억원에 불과했다. 국민은행도 증가율은 2.2%에 그쳤지만 대출증가액으로 보면 1조5,301억원이 늘어 보수적인 은행들에 비해 가계자금 방출규모를 천양지차로 벌렸다.
신한ㆍ하나은행은 지난 상반기에는 월 1조원 안팎의 가계대출을 늘렸지만 하반기 들어 신중해졌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연체율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어 영업점에 가계대출 마케팅을 무리하게 독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직 시장점유율이 낮은 만큼 당분간 공격적으로 가계자금을 풀 계획"이라고 말해 시각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평균 1% 미만이던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7월 말 1.5%선으로 높아졌다.
연체율이 상승커브를 긋자 신중한 은행들은 '관망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입장으로 돌아섰고 공격적인 은행들은 '그래도 가계대출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어느 쪽이 현명했는지는 1~2년 후 경영실적에서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