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줄곧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진웅섭(사진) 금융감독원장이 '무음의 플루트 연주자' 같은 금감원이 될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는 피천득 시인의 수필 '플루트 플레이어'에서 인용한 것으로 오케스트라의 플루트 연주자처럼 핵심적인 역할을 맡거나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전체 하모니를 위해 충실하게 자기 맡은 바를 수행하는 일의 소중함을 알자는 취지다.
진 원장은 23일 성탄절을 앞두고 금감원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피천득이 되고 싶어 했던 무음을 연주하는 플루트 플레이어처럼 개개인이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할 때 금감원이 국민과 시장의 사랑을 받는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메시지는 취임 이후 줄곧 유지해온 '조용한 시장의 파수꾼' 역할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진 원장은 "세상이 우리가 하는 일을 몰라줄지라도 광장의 나무가 한겨울의 혹독함을 이기고 봄에 잎을 틔우듯 같이 가자"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진 원장이 조용한 금감원을 지향하지만 매우 촘촘하게 모든 업무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정말 시장에 감독이 필요한 시점이 오면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