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설 국민경제교육연구소가 전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일제히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69%가 기업인의 국가경제발전에 대한 공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무려 57%가 존경스럽지는 않다고 대답했다. 한편 장래 직업에 대해서는 24%의 청소년이 회사원, 공무원 등을 선호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현재 존경하지는 않지만 장래에 되고싶은 사람(직업), 어쩌면 이것이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바라보는 기업인의 현주소일 것이다.
기업인의 한사람으로서 접하는 이 사실은 자못 충격적이다. 기업인에 대한 존경심은 없으면서 장래 기업에서 일하겠다는 청소년이 많다는 모순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 청소년들 스스로가 사회의 왜곡된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성인이 되는 하나의 과정쯤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스럽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어째서 기업인의 경제발전에 대한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존경하지는 않는 것일까? 아마도 많은 부분이 과거의 모습때문일 것이다.
우리경제는 지난 수십년 동안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면서 발전의 속도만큼 균형되게 발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전직 대통령들은 「정치적 관행」이라 하여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았으며 「빨리 빨리」를 외쳤던 기업들은 그만큼 부실공사와 같은 실수를 하면서 성장해왔다. 올해 초에는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서 유수의 기업 총수들이 검찰에 조사를 받으러 소환되는 장면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런 장면들을 모두 지켜본 청소년들의 눈에 기업인이 존경스럽지 않은 것이 어쩌면 더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지 않는가. 청소년들에게조차 기업이 올바르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만일 그들이 기업인에 대한 이중적인 잣대를 그대로 간직한채 사회에 진출하여 기업에 몸담게 된다면 그 기업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과거의 질곡에서 벗어나 튼튼한 기업, 튼튼한 사회를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 모두 함께 땀흘려야 한다. 그래서 기업인이 존경받고 정당한 부가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기업인은 기업 활동에 전념하여 이익을 창출하고 그 이익으로 우리사회의 부가 쌓여갈 때 존경받는 기업인상이 만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