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 DBS(싱가포르개발은행)가 지난 13일 외환은행 인수 제안서를 제출한 가운데 이들 3개사가 과연인수가격을 얼마나 써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수가격은 인수제안서의 내용 가운데서도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어서 3개사 모두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러나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뤄볼 때 3개사가 외환은행의 현 주가수준에서 그리높지 않은 프리미엄을 붙였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께만 하더라도 외환은행의 주가 수준이 기업가치에 비해 과도하다는평가가 많아 인수 희망자들이 프리미엄은 커녕 현 주가 수준에서 할인된 가격을 써낼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돌았다.
외환은행은 주가가 1년 전 9천원대에서 1만4천원대로 배 가까이 상승한 데다 지난해 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6배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들어 증시 조정에 따라 외환은행 주가도 다소 조정을 받은 데다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외환은행 온라인 실사에 가세, 인수경쟁이 가열되면서 '할인설'은고개를 숙인 상태다.
외환은행의 최근 주가 수준은 주당 1만3천원선. 이 대로라면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데 론스타(50.53%)와 수출입은행(13.85%), 코메르츠방크(6.50%)의 지분을 합쳐총 6조원 가량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인수제안서를 낸 3개사가 주당 1만3천∼1만4천원선, 총 6조∼6조5천억원선에서 인수가격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최근 코메르츠방크가 외환은행 보유 지분을 현 시가보다 높은 주당 1만3천400원에 매도했다는 점도 이 같은 추측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UBS증권도 최근 외환은행 지분 인수가격을 현 시가보다 높은 주당 1만3천500~1만4천원 선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번 인수제안서에 제시된 인수가격은 온라인 실사를 토대로 한 조건부가격이기 때문에 앞으로 협상 및 현장실사 과정에서 바뀔 가능성이 많다는 게 금융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