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클릭! 이사람] 권태호 "로비스트 연루 혐의 결백"

서울고검 검사, 법무장관 상대 인사불복 소송


검사 자신의 강등인사에 대해 불복,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인사발령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내 유명해진 ‘K검사장’ 권태호(사진) 서울고검 검사. 사연은 이렇다. 권 검사는 사시 19회 출신으로, 충주지검 차장, 춘천지검장 등을 거친 검사장급이다. 동기에 비해 ‘잘’ 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 나가나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2001년 정ㆍ관계를 상대로 광범위한 로비를 벌였던 로비스트 김흥주씨와 인연을 맺으면서 2004년 한차례 좌천인사를 당했고, 같은 건으로 지난 3월에는 검찰 정기인사에서 검사장급으로는 유례없는 평검사 강등이라는 조치를 당했다. 법무부측은 “권 검사가 로비스트 김흥주씨가 주도한 사모임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김씨를 내사하던 대검의 담당 수사관에게 전화를 걸어 김씨를 위해 사건을 청탁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며 강등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권 검사는 자신의 결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보복적 처분”에 가깝다고 항변하고 있다. 실제 권 검사는 지난 3월 강등인사 직후 중앙인사위에 소청심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서울행정법원에 “사실이 아닌 사유를 토대로 검사장에서 고검 검사로 전보시키는 인사를 한 것은 위법하다”며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인사발령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권 검사는 김흥주 사건이 터지면서 법조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팩스검사’, 또는 ‘문자검사’로 통했다. 권 검사에게 입장을 듣기 위해 기자가 전화를 걸면 “질문은 팩스로만 받겠다”는 응답을 해 왔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권 검사는 “언론이 ‘특별청문회’를 열어서라도 사실을 검증해 달라”며 “정년을 맞이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혀 왔다. 28일 권 검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전히 “질문을 팩스로 보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더 붙였다. “인사불복 소송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한 것 뿐만 아니라, 검사인사제도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청법 및 검사징계법에 검사의 강임(降任)에 관한 규정은 없으므로 자신의 인사 처분은 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위법한 조치”라는 권 검사의 주장이 법원서 어떻게 받아들여 질 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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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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