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파워 경제인] "나만 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은 없어 어떻게 차별화 하느냐가 성공 열쇠"

김영문 계명대 창업지원단장<br>"1인 소호 시대 온다" 10년전 예측 IMF 때 교육·무료 컨설팅 등 펼쳐<br>인터넷 카페 운영·관련 서적 발간 "소외계층 재기 도와주는 활동 할 것"


"예비 창업자들이 보통 자기만 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을 찾지만 세상에 그런 것은 없다. 같은 아이템이라도 어떻게 차별화하고 특화하느냐가 창업 성공의 관건이다."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창업선도대학으로 지정된 계명대학교 창업지원단 김영문(51·사진) 단장(경영정보학과 교수)은 회원수가 3만3,000명이 넘는 인터넷 창업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베이(eBay)에서 창업하기', '500만원으로 창업하기' 등 창업 관련 서적을 6권이나 출간한 국내 창업 분야 권위자중 한명이다.

'창업전도사'로 불리는 김 단장은 1인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창업도 결국은 치열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다"며 "나와 같은 아이템을 가진 사업가가 적어도 수백명 있다고 생각하고 무엇을 차별화할 것인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단장은 10여년 전 집 또는 작은 사무실에서 인터넷을 활용해 운영하는 소규모 업체를 뜻하는 '소호(SOHO) 창업'이란 용어를 국내에 소개하며, 1인 창업이 각광받는 최근의 창업 트렌드를 이미 예측했다.

그는 "IMF 경제위기 당시 정부가 실직자 구제 등을 위해 벤처나 프랜차이즈 창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인위적으로 폈지만 저는 오히려 1인 창업이나 재택창업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소자본으로 혼자하는 창업이 반드시 늘어날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결국 김 단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는 미국에서 공부하며 실리콘밸리의 세계적인 기업들도 처음에는 1인 기업 소호(SOHO) 형태의 창업에서 출발한 것을 보고 이 같은 흐름을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이 창업쪽 일을 시작한 시기도 IMF 위기 즈음이었다.


경제위기로 수많은 직장인들이 회사를 떠나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실직자들을 위해 무엇인가 도움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뜻있는 몇몇 기업인들과 함께 1998년 8월 '한국소호벤처창업협의회'을 만들어 창업교육과 무료창업 컨설팅 등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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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김 단장은 지난 2003~2007년 계명대 벤처창업보육사업단장을 맡으면서 탁월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중소기업청 평가에서 대구경북지역 39개 창업보육센터 중에서 유일하게 7년 연속 최우수평가를 받았고 2004년에는 전국 최우수 창업보육센터장으로 선정돼 산업자원부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05년 9월에는 오프라인 창업강좌에 참가하기 힘든 장애인 등을 위해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창업길라잡이(cafe.daum.net/isoho2jobs)라는 카페를 열었다. 이 카페에는 김 단장이 4년여 동안 혼자 삼각대를 세우고 캠코더로 촬영해 만든 창업 동영상 강좌를 비롯, 서울 동대문·남대문, 일본 오사카 등 국내외 도매시장 및 창업현장을 직접 촬영한 창업동영상(UCC) 1,158편 등 다양한 창업 자료들이 올려져 있다. 이들 자료들은 창업길라잡이 카페에서 누구나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김 단장은 최근 출판활동을 통해 창업 분야를 집대성하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6번째 창업서적 '500만원으로 창업하기'에는 소액으로 창업이 가능한 다양한 창업아이템과 창업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620여개의 웹사이트, 성공사례들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김 단장은 "15권까지 쓰면 창업의 모든 분야를 집대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창업의지가 있고, 글을 읽을 줄 알고, 컴퓨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만 있으면 누구든지 창업에 성공해 먹고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전했다. 신용불량자나 소외계층 등 다수가 김 단장의 도움으로 창업에 성공에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

김 단장은 2년여 전 뇌출혈로 쓰러지며 중대한 생명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장시간의 뇌수술과 8일만의 의식 회복, 16일간의 중환자실 치료 등을 거쳐 겨우 생명을 되찾을 수 있었다.

김 단장은 남들보다 교수직을 10년 정도 일찍 명예퇴직하고 꼭 하고 싶은 꿈이 있다고 했다. 그는 "55세쯤 교수직을 그만두고 낮에는 커피숍, 밤에는 창업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확보해 장애인, 이혼여성, 기초생활 수급자 등 소외계층이 창업을 통해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2004년에는 비영리 민간단체인 '사랑나눔회'를 설립해 소외계층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고, 2009년에는 토·일요일을 반납하고 공부해 사회복지사 가격증도 땄다. 건강을 되찾은 이후에는 소외계층의 경제적 자립과 홀로서기를 돕는 일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 졌다. 신간 판매 수익금 전액도 소외계층을 위한 사랑나눔 기금으로 사용된다고 했다.

김 단장은 올해 창업선도대학 사업과 관련, "청년 창업 활성화는 물론 대구경북의 창업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을 해외 고객과 연결시키는 사업과 창업 정보가 망라된 10권 분량의 소책자를 제작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일 등을 중점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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