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북서부 카메룬의 여성 6,000명이 3주간 왕궁 점거 시위를 벌인 끝에 빼앗긴 토지를 되찾았다. 이슬람 율법과 남성중심의 부족문화에 억눌려 살던 아프리카 여성들의 `반란`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10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카메룬 북서부 움 지방의 여성들은 3주 전 지역 부족장 7명을 인질로 잡은 채 한 왕궁을 점거하고 평화시위를 시작했다. 정부 토지관리가 여성 농민 600명을 추방하고 관리들에게 정기적으로 돈과 가축을 상납하는 방목업자들에게 그 토지를 나누어 주었기 때문이다.
여성단체인 `최고여성전통협의회`와 피해자들은 수차례의 대책회의 끝에 점거 시위를 기획했고, 평소 남성중심 문화에 불만을 가졌던 이웃 지방 여성들까지 모여들어 시위대는 6,000명까지 늘어났다. 이들은 왕궁 앞뜰에서 비닐과 얇은 옷가지에 의지해 엄청난 일교차와 배고픔 등을 참아냈다. 이 과정에서 하루 10명 이상이 폐렴 등으로 실려 나갔다.
시위대의 기세가 꺾이지 않자 정부와 부족장들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전직 총리 등이 참여한 토지분쟁위원회가 최근 “해당 여성들을 추방하지 말고 방목업자들에게는 다른 땅을 나누어주라”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