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에 디지털 카메라 업계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일반 IT업계와 달리 일본회사의 시장점유율이 두드러지게 높은 디카 업계의 특성상 엔고 현상은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캐논, 니콘 등 대형 디카 업체들은 매일 환율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화가 한 달 새 100엔당 1,100원 선에서 1,300원대로 치솟으면서 온라인 쇼핑몰의 디지털 카메라 가격은 최대 10만원까지 올랐다. 이는 일본 내수용 제품이 포함된 것으로 한국지사를 통해 정식으로 수입된 제품의 가격은 큰 변동이 없다. 하지만 엔화 환율이 고공행진을 계속할 경우 정품도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캐논은 아직까지 환율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으나 현재 내부에서는 엔고 현상과 그에 따른 가격조정여부를 계속해서 논의 중이다. 게다가 경기침체로 인한 디지털 카메라 시장 축소까지 우려돼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니콘도 기존 가격을 유지하면서 환율 변동을 지속적으로 분석 중이다. 니콘 측은 “2006년 한국지사가 설립된 이후 엔화가 이렇게 오른 것은 처음”이라며 “엔고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면 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화로 제품을 수입하는 소니도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달러환율은 지난 8월부터 매달 1달러당 약 100원씩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수입된 제품은 가격이 미리 정해져 있어 바뀌지 않겠지만 고환율이 장기화되면 앞으로 들여올 제품은 가격을 올릴 수도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소니코리아가 디지털 카메라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 겪는 고환율”이라며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