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환경도 지갑도 웃는 절수 습관


우리나라는 물이 넉넉한 나라가 아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이 수돗물을 쓰는 데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다 보니 물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희박하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일 물 사용량은 178ℓ. 그중 52%가 욕실에서 사용되고 이 중 양변기는 약 45%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높다. 양변기로 소비되는 물을 절약하는 방법은 의외로 쉽다. 현재 독일에서는 절수기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화장실 양변기를 절수형으로 바꾸면 하루에 물 50ℓ를 줄일 수 있어서다. 그 결과 독일의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한국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호주는 욕실용품 등에 물 사용량을 의무 표기하는 절수등급제도를 운영하고 캐나다는 절수형 양변기 사용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절수 제품 사용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우리 정부도 절수형 욕실제품 사용 의무화에 나선 상황이다. 환경부가 입법 예고한 수도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공포되면 내년 7월부터는 신축 건축물의 경우 1회 물 사용량이 6ℓ 이하인 절수형 양변기 시공이 의무화된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일반 제품 용량이 11ℓ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 50%까지 사용량을 줄여야 하는 셈이다. 이러한 정부의 수자원 절약 정책에 앞서 국내 욕실업계는 절수형 욕실제품 개발에 매진해왔다. 1회 4.8ℓ로 물 사용량을 줄인 초절수 양변기를 사용하면 가구당 연간 3만5,000원의 수도세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서울시가 올 하반기부터 상수도 요금을 최대 17% 인상하는 안을 추진하는 등 전국적으로 공공요금 인상 릴레이가 예상되는 만큼 절수형 욕실 제품은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을 물 쓰듯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물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 왔다. 물은 부족하면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자원이다. 한정된 자원 문제는 절약 습관과 도구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극복해나가야 한다. 이제 생활 속에서 물 절약 실천에 발벗고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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